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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임 도전' 메르켈 여전히 강하다

'유럽의 여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금 휴가 중이다.

부활절 기간을 맞추어 양자물리화학자인 남편 요아힘 자우어 훔볼트대 교수와 함께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라고메라 섬을 찾아서다.

그가 망중한을 즐기는 사이, 오는 9월 총선에서 총리직 4연임을 노리는 그로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는 여론조사결과 하나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주간 슈테른과 RTL 방송이 전문기관 포르자를 통해 한 조사 결과, 만약 차기 총리를 직접 뽑을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메르켈 총리는 44%의 지지율을 찍었다.

1주일 전보다 1%포인트 오른 것이다.

그러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을 대표하는 총리후보 메르켈의 대항마로 나선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마르틴 슐츠 총리후보는 3%포인트 내려간 2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독일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니라 연방하원(분데스탁)의 간접선거로 총리를 뽑지만, 이 지지도 수치가 중요한 것은 당의 간판격인 총리후보의 지지도가 곧바로 정당의 득표율로 연결될 공산이 커서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지지도를 살펴봐도 기민-기사당 연합은 36%를 기록한 데 비해 사민당은 30%에 머물렀다.

이들 양대 세력 외에 전통의 범3당 세력인 녹색당은 2002년 8월 이래 최저인 6%로 미끄러져 독일 언론은 이에 주목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1월 빅 뱅을 예고하며 사민당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슐츠는 '더 많은 정의'를 내세워 전통 지지층을 결집했다.

이에 힘입어 사민당은 '슐츠 효과'라는 조어를 만들어내며 정당지지도와 슐츠 개인인기를 급속히 끌어올렸다.

그러나 최근 조정기를 거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작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부터 가까이는 지난달 있었던 독일 자를란트 주의회 선거에 이르기까지 여론조사는 신뢰하기 어려운 하나의 지표에 불과한 것임이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과학'과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이들 조사 결과가 '트렌드'만큼은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같은 날 알려진 다른 전문기관인 '인자'의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도 기민-기사당 연합은 34%, 사민당은 30.5%였다.

역시나 녹색당은 6%라는 최악의 기록을 보였고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이 10%로 사실상 3당 지위를 점했다.

그 밖에 좌파당은 9%, 자유민주당은 6.5%의 지지를 나타냈다.

모든 것이 다 성급한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사민당은 앞서 급진좌파 성향의 좌파당, 진보 지향의 녹색당과 함께하는 '적적녹' 좌파연정을 차기 연정 모델로 검토했다가 이것이 여의치 않으리라고 여겨지자 자민당, 녹색당과 함께하는 이른바 '적황록' 신호등 연정을 대안으로 고려한다는 분석이 나돌았다.

하지만 최근의 여론조사결과들을 놓고 볼 때 적적녹 좌파연정이든, 적황록 신호등 연정이든 과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우의 수라는 진단도 따른다.

독일 유권자들은 이에 맞물려, 지금 같은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의 대연정을 그나마 가장 선호하는 차기 연정 모델로 꼽는다.

다른 현실적 연정 조합 대안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그런 선택을 이끄는 요인이다.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지난 4일 만평에서 "어떠한 총선 결과가 나와도 결과는 마찬가지"라는 해설을 달고는 그 위에 다리를 꼰 채 여유로운 자태로 앉아 있는 메르켈 총리를 그렸다.

이 만평은 메르켈 총리가 슐츠 총리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기민-기사당 연합이 사민당보다 많은 표를 받아 1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경우 메르켈 총리는 4연임에 성공하고 이후 임기 4년을 온전히 채워 자신의 정치적 스승 격이던 헬무트 콜 전 총리의 16년 최장 총리직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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