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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걸고 시장선점 경쟁하더니…온라인 쇼핑업체들 1조 이상 적자

휴대전화와 PC 등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외형 성장과 비례해 업체들의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이 넘었습니다.

쿠팡·티몬·위메프 등 이른바 '소셜커머스'에 뿌리를 둔 3개 회사의 적자 규모가 거의 줄지 않았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5천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2015년의 5천470억원보다 140억 원 많은 규모입니다.

티몬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이 1천585억 원으로 2015년보다 100억 원 이상 늘었습니다.

다만 위메프는 적자 규모를 눈에 띄게 줄였습니다.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636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2015년의 1천424억 원보다 55%나 축소됐습니다.

순 방문자(UV) 수 등에서 업계 1위인 11번가도 지난해 1천8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말 SK플래닛이 공시를 통해 밝힌 전체 영업손실 규모는 3천651억 원인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11번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소셜커머스 3사와 업계 1위 11번가의 영업손실만 따져도 지난해 적자 규모가 1조 원을 웃돕니다.

경쟁 심화 탓에 전자상거래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이베이 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줄었습니다.

이베이 코리아는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천634억 원, 67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해 1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4% 뒷걸음질쳤습니다.

이런 대규모 적자의 배경은 온라인쇼핑 시장 선점을 위한 가격경쟁과 투자입니다.

한 전자상거래업체 관계자는 "모든 업체가 '지금 온라인 시장에서 일정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후 회복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며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할인쿠폰 등 가격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차별화로 '충성' 고객을 늘리려면 배송이나 검색 시스템 등에 계속 큰돈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금난 해결을 위해 외부에서 신규 투자를 받으려면 '성장'과 '시장 선점'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그러려면 다시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 마케팅으로 방문자 수나 거래액 등 외형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수익성은 더 나빠지는 '악순환'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체들은 지난해 실적을 내놓으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매출 또는 거래액 증가'에 홍보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쿠팡은 작년 매출이 1년 전보다 8천억 원, 64% 정도 커졌고, 2년 전과 비교하면 5.5배에 이른다고 강조했습니다.

티몬 역시 지난해 연 매출이 2천860억 원으로 1년 사이 46%나 성장했다고 밝혔고, 위메프도 지난해 매출이 70.5%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11번가도 '적자 확대'보다는 지난해 매출과 거래액이 각각 40%, 33% 늘어난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업계 내부에는 이런 '성장 추이'를 근거로 낙관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 이용자들이 온라인쇼핑 시장으로 계속 이동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의 파이가 상당 기간 계속 커지면, 다소 적자를 보더라도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생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의 온라인쇼핑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조87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3%나 늘었습니다.

월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6조 원을 돌파한 것은 2001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처음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쇼핑 시장이 성숙기에 곧 접어들어 성장 추세가 둔화하면, 지금처럼 모든 업체가 살아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업체는 늘어난 거래액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영업손실을 메우는 구조"라며 "시장 팽창이 한계에 이르러 거래액이 정체될 경우 버티지 못하는 업체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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