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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한 방울로 당뇨, 뇌·신장 질환 진단…'종이 칩' 개발

서강대·덴마크·태국 국제공동연구팀 "스마트폰 활용, 3∼4년이면 상용화 가능"

집에서 쓰는 잉크젯 프린터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강대 화학과 신관우·권오선 교수와 덴마크 기술대 메드센 교수, 태국 출랄롱콘대학 로통쿤 교수 공동연구팀은 종이 진단칩을 스마트폰으로 연결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잉크'를 이용해 혈액 등 미량의 물방울을 일반 인쇄용지 종이 위에서 전기로 구동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세한 유체의 흐름을 전기로 제어할 수 있는 '전기습윤현상'(전압에 의해 물방울의 모양을 변화시키고, 전압을 변화시켜 유체를 이동시킬 수 있는 현상)을 이용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연구팀은 물방울 이동시간과 이동방향, 반응시간 등을 제어한 종이 칩을 만들었다.

전도성 잉크가 배선된 종이 칩 표면 위에 전기장이 흐르도록 하면 진단에 필요한 시약이 섞이거나 반응하는 시간을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원리이다.

이어 종이 칩과 블루투스로 연결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해 당뇨, 신장 이상, 뇌 질환 등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

혈액 한 방울만 떨어뜨려도 3가지 이상의 질병을 파악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혈당 분석과 알츠하이머 질병에서 나타나는 뇌 전달물질 변화, 신장 이상에 의한 요산의 농도를 한 개의 칩으로 동시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개인용 휴대형 의료장비, 가정용 스마트 헬스 케어, 바이러스·박테리아 검출을 위한 현장 진단기기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가정용 프린터를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수천 개의 종이 칩을 만들 수 있어 아프리카 등에서 전염병 진단이나 환경 오염원 분석을 위한 적정기술(지역적 조건에 맞게 저렴한 비용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관우 교수는 "고가장비와 전문인력 없이도 실시간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몇몇 기업과 기술이전을 논의 중이며, 앞으로 3∼4년 이내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에 대해 국내 특허와 미국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환경·군사 분야에서 실시간으로 전염병을 진단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테크놀로지'(Advanced Materials Technologies) 지난달 16일 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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