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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버젓이 매매' 리비아에 노예시장 있다

유럽行 난민 겨냥 공개 인신매매 횡행

'사람 버젓이 매매' 리비아에 노예시장 있다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인 리비아에서 난민들을 공개적으로 사고 파는 노예시장이 횡행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이주기구(IOM)는 서아프리카 난민들이 리비아 노예시장에서 공개적으로 매매되고 있다는 증언을 생존자들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리비아에서 인신매매된 난민들이 폭력과 착취,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기는 했지만, 이러한 인신매매가 이제는 일상화해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건너가는 보트를 타기 위해 거쳐 가는 주요 출구 중 하나다.

그러나 6년 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폭력이 난무하는 혼란이 이어지면서 난민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인신매매를 당했다가 탈출한 34세의 한 세네갈 남성은 유럽으로 가는 보트를 타기 위해 밀입국 알선업자들이 마련한 버스를 타고 니제르에서 사막을 건넌 뒤 리비아 남부 도시에서 노예시장으로 끌려갔다고 증언했다.

버스 운전사가 중개인에게서 자기 몫의 돈을 받지 못했다면서 갑자기 승객들을 팔아넘겼다는 것이다.

IOM의 직원 리비아 마난트는 "사람들은 픽업트럭에 실려 노예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광장이나 주차장으로 끌려갔다"면서 "거기에는 사하라 사막 이남 난민들을 사는 지역 주민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세네갈 남성은 시장에서 팔린 뒤 가건물로 된 감옥으로 옮겨졌고, 거기에서 돈도 받지 못한 채 강제 노동을 해야 했다.

납치범들은 정기적으로 그의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몸값을 요구했다.

그들은 30만 서아프리카 프랑(약 54만원)을 요구했고, 이후 그를 더 큰 감옥에 다시 팔아넘겼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몸값을 지불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디론가 끌려가 살해됐으며, 일부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빈약한 식량 배급 탓에 쇠약해져 배고픔과 질병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감옥의 전체 인원은 줄어들지 않았다.

마난트는 "죽거나 몸값이 지급돼 난민의 수가 줄어들면 납치범들은 그냥 시장에 가서 또 한 명을 사오기만 하면 됐다"고 전했다.

마난트는 이달 초 리비아에서 탈출한 이 세네갈 남성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해 들었다.

니제르에서 만난 다른 난민들과 유럽에 도착한 일부 난민들도 노예시장의 존재를 확인했다.

IOM의 모하메드 압디커르 국장은 "난민 '노예시장'에 대한 최근 보고로 리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학행위가 또 하나 추가됐다"면서 "현지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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