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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투데이] 4월 전쟁설, 과장된 사실이 낳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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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10일) 하루 종일, 대한민국은 ‘전쟁 공포’ 시달렸습니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고, 일본과 타이완의 일부 언론들은 중국군이 압록강 인근으로 전진 배치됐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여기에 일본 우익세력인 자민당 차기 총리 주자인 이사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서울이 불바다가 될지도 모른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당장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만 같은 공포가 퍼졌습니다. 이런 위기론이 고조되면서 어제 금융시장에서는 원화값과 채권값, 주가가 동시에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스브스 투데이 본문
Q. 정말 한반도에서 전쟁 나는 거야?
A. “100% 맞다,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이라는 적이 있고, 북한과는 ‘종전’이 아닌 ‘휴전’중인 상황을 고려하면 한반도에서 언제든 전쟁은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전쟁이 일어날 징후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면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은 한반도에 있는 미국인들의 안전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는 약 30만 명의 미국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은 전쟁에 앞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대피시켜야 하는데, 그런 징후는 전혀 없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대북방어태세인 데프콘과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격상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면 자연스럽게 이어질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장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Q. 그래도 항공모함 한반도에 오는 등 전쟁 징후가 있는 거 아니야?
A. 한반도 전쟁설을 유발한 이유들을 하나씩 따져봐야 할 겁니다. 사실과 루머를 구분하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겠죠.

Q. 그럼 뭐가 사실이야?
A. 한반도 위기설을 촉발했던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항로를 바꾼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8일, 호주로 가다가 뱃머리를 한반도로 돌렸습니다. 지난 8일은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시점입니다. 미-중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그동안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강경한 대응을 공언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항공모함인 칼빈슨호의 뱃머리를 한반도로 돌린 것도 사실입니다. 

Q. 칼빈슨호가 왜 한반도로 오는 거야?
A. 미국의 ‘북한 압박용’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미국이 이야기하는 모든 가능성, 특히 군사적인 행동이 꼭 ‘폭격’과 같은 ‘공격’만 있는 게 아닙니다. 항공모함 같은 전략적 자산으로 ‘위협’하는 것도 군사적인 행동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이런 북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습니다. 결국 “전쟁도 할 수 있다”며 북한을 압박해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장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트럼프 정권이 예측 가능한 정권이 아니기 때문에 항공모함이 단순 협박용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함께 있습니다.

Q. 중국군이 압록강으로 전진 배치됐다는 건?
A. 우리나라 정부 고위관계자는 “사실이 아닌 걸로 안다”고 어제(10일)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전한 일본의 산케이 신문도 “중국 북부전구 의료·후방·지원부대가 북·중 접경인 압록강 부근으로 향했다는 소식인 중국 인터넷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결국,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중국 인터넷에서 이런 소문이 돌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 거죠. 중국 당국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건 없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당국이 이런 사실을 부인하지도 않았습니다.

Q. ‘4월 27일 북폭설’은?
A. 국내에서 가장 많이 돌았던 ‘지라시’일 겁니다. 4월 27일,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 거라는 내용입니다. 동아일보는 이 ‘지라시’의 출처가 ‘저팬 비즈’라는 일본의 블로그 성격의 온라인  매체라고 보도했습니다. 우리 군도 이 글이 신빙성이 전혀 없는 내용, ‘유언비어’라고 일축했습니다.

Q. 미 군수물자 한반도 대량 유입설은?
A. 한국군과 미군이 유사시 전쟁 물자를 보급하는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군은 어제(10일)부터 경북 포항에서 ‘퍼시픽 리치 작전’이라는 대규모 군수 지원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매년 해오던 훈련이지만 올해 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때문에 미국 항구에서 한반도로 가는 군수 물자가 엄청나게 실리고 있다며 한반도에 전쟁이 임박했다는 루머도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훈련은 실제로 군수 문자를 운송하는 훈련이 아니라 유사시 그런 상황을 가정한 훈련입니다.

Q. 왜 이렇게 위기설이 고조되는 거야?
A.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의 변화가 원인 중 하나입니다. 미국 트럼프 정권에는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 수 없다는 근본적인 회의가 깔려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트럼프 정권은 북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만 내놓고 있는 거죠. 그 강경한 입장에는 군사적인 공격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을 합의하지 못하자마자 항공모함인 칼빈슨호까지 한반도로 이동시키면서 이런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우익을 중심으로 한반도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북핵 문제 해법에서 대화가 우선이라는 원칙적이지만, 모호한 입장입니다. 여기에 우리 정부도 사실상 권력 공백기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주변 강대국들에게 끌려다니고만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국민들은 정부가 ‘유언비어’라고 선을 그어도 그대로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실이 과장된 루머가 퍼지고, 이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줄 정리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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