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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그치고 취임 100일 성과 내라" 배넌-쿠슈너 말리는 트럼프

美언론 "'화합·소통' 중시하는 전통적 통치방식 회귀 조짐"<br>"'기득권층 처벌' 원하는 유권자 눈치도 봐야" 분석도

"싸움 그치고 취임 100일 성과 내라" 배넌-쿠슈너 말리는 트럼프
취임 100일을 앞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의 내분을 가라앉히고, 땅에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릴 만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백악관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재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과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의 갈등을 언급하면서 "고위 보좌관들 사이의 내분에 관한 보도는 과장됐으며, 언론이 실제보다 더 선정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논의의 획일화를 원치 않으며, 백악관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결정을 내리는 것은 대통령이며, 그의 팀은 일단 대통령이 의제를 결정하면 이를 실행하기 위해 모든 힘을 모은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대통령 측근들의 내분을 거론한 것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구체적 성과를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정을 반영한다는 것이 미 언론의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 차게 밀어붙였던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법원 제동,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의료개혁법안 '트럼프케어'의 좌절 등은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더구나, 지난해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고, 그의 대선 캠프 참모들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혐의마저 제기된 실정이다.

이번 주 40%로 올라서긴 했지만 사상 최저인 38%까지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은 그가 처한 곤경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달 29일 취임 100일을 맞아 언론이 대대적으로 취임 후 성과를 보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자신의 호전적이고 자유분방한 스타일에 맞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겼고 측근들의 갈등마저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보다 전통적인 통치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대통령의 한 친구는 "대통령은 혼란이 그에게 이롭다고 여길 때는 이를 즐기지만, 혼란이 해롭다고 여겨지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측근 간 내분을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나아가 워싱턴 정치의 중요한 축인 의회와 행정부 관료들에 의존하려는 모습마저 보인다고 WSJ는 분석했다.

공화당이 지배하는 상원의 도움으로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임명안을 통과시킨 것, 여론의 지지를 받았던 시리아 미사일 공격을 군 사령부의 지휘 아래 성공적으로 해낸 것 등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는 얘기다.

한 백악관 인사는 "그는 이제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그의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세법 개혁 달성을 위해 8월까지 세법 개정안의 하원 통과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그의 변화에 일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를 썼던 작가 마이클 디앤토니오는 CNN에 기고한 글에서 "과격한 성향의 배넌이 주창했던 반이민 행정명령, 트럼프케어 강행, 공화당 보수파와의 일전 등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온건하면서도 안정적인 쿠슈너를 신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의 변화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기득권층을 깨뜨리길 원하는 백인 서민층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통치방식으로의 회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이들의 지지를 유지하기 위해 언제든지 논쟁적이고 선동적인 정책을 다시 들고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작가 디앤토니오는 "쿠슈너의 보다 안정된 스타일이 부유한 기득권층의 마음에 더 들지는 몰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킨 유권자들이 기득권층을 처벌하길 원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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