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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장 선출 또 불발…분리 첫해부터 '행장 공백'위기

수협은행장 선출이 다섯 번째 시도에도 불발됐습니다.

이원태 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일 끝나기 때문에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첫해부터 행장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차기 행장 선출을 논의했지만, 이번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행추위는 내일(11일)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 선출에 나서기로 했지만, 결국 다음 정권으로 결정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협은행장 선출을 위한 행추위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달 9일입니다.

위원들은 첫 회의에서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를 포함한 네 명의 지원자를 상대로 면접을 봤으나 최종 후보를 선정하지 못하고 결국 재공모를 결정했습니다.

정부 측이 추천한 행추위원과 수협중앙회 추천 행추위원의 의견이 엇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행추위원 5명 중 3명은 기재부 장관·금융위원장·해수부 장관이 각각 추천하고 나머지 2명은 수협중앙회장이 추천하게 돼 있습니다.

구성원만 놓고 보면 정부 입김이 더 세지만 수협은행 정관은 행추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찬성해야 은행장이 선출되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느 한 쪽이 반대하면 은행장을 뽑을 수 없습니다.

첫 행추위 이후 정부가 관료 출신인 이원태 행장 연임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돌더니 1차 행장 공모에 지원하지 않았던 이 행장이 2차 공모에 참여해 연임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이 행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등을 지냈습니다.

이후 차기 수협은행장 자리를 놓고 수협 측이 지원하는 강 상임감사와 이 행장의 2파전이 형성됐습니다.

강 상임감사는 1986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해 30대 중반에 지점장을 지내고 40대에 상임이사에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은 내부 출신입니다.

행추위는 2차 공모 후 지난달 31일 최종면접을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고, 지난 4일에는 행장 후보자 11명을 3명으로 좁힌 뒤 논의에 나섰지만 또 결론을 못 냈습니다.

이튿날인 5일 재논의를 했지만 진전이 없었습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수협은행장 선출이 난항을 겪는 것은 수협은행에 1조7천억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와 지분 100%를 보유한 대주주인 수협중앙회의 힘겨루기 탓입니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말 수협중앙회에서 주식회사 형태로 분리됐습니다.

이번 행장이 중앙회로부터 54년 만의 '독립' 이후 나오는 첫 행장인 셈입니다.

수협은행은 2001년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기재부와 금융위의 경영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2001년 이후 선임된 3명의 행장이 모두 정부 추천 인사였습니다.

수협중앙회 측은 "수협은행이 독립해 새 출발을 한 만큼 내부 출신이 행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정부 측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수협은행이 '그들만의 잔치'를 해선 안 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행장이 오는 12일 임기 만료를 맞는다는 점입니다.

현행 상법에는 후임 은행장이 없으면 현 행장이 직위를 계속한다고 돼 있지만, 수협은행 정관은 은행장 임기가 만료될 경우 대행 체제로 운영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협은행 노조는 이 행장이 임기 이후에도 행장직을 유지하는 데 반대하며 출근 저지 투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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