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내 돈이…" 씨티카드 불법인출 수십 건 발생

씨티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태국에서 현금을 인출해 가는 불법 인출 사건 수십 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편의점 ATM기에서 유출된 카드 정보를 이용한 범죄인데, 지금까지 피해는 씨티카드에서만 발생했습니다.

씨티카드만 정보가 유출된 고객의 카드거래를 정지시키라는 금융감독원의 지침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과 9일, 이틀동안 태국에서 씨티카드 고객 28명의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됐습니다.

이번 범죄는 지난달 편의점 ATM 전산망에서 빠져나간 개인정보 2,500여건이 가운데 일부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해커들은 전산망에 악성 코드를 설치한 뒤 카드정보와 카드 소유자 개인정보, 은행 계좌번호 등을 빼냈습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명단을 받아서 일단 거래정지 시키고, 고객들에게 연락을 취해 카드를 재발급받도록 했지만, 그러나 씨티카드만 이런 지침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씨티카드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달리 해외 체류 시 씨티카드로 현지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고객들이 다수"라며 "선량한 고객들이 현지 ATM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 더 큰 불편과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거래 정지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카드 재발급 및 비밀번호 변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씨티카드의 안일한 대응 속에 수십 명의 고객은 금전적·정신적 손해를 입게 됐습니다.

씨티카드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피해액에 대해서는 이번 주 안으로 전액 보상해 준다는 방침입니다.

금융감독원도 강도 높은 징계를 예고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씨티가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생긴 일로 파악하고 있다. 왜 이런 의사결정을 했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살펴본 후 필요하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건 관련 모든 인출사고는 카드사가 보상해줘야 하며, 씨티 외에 다른 금융사는 사전에 해외인출 중지 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