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논란' 홍준표 "오늘밤 지사직 사퇴"…내일부터 본격 대선행보

'꼼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상남도지사직 사퇴를 미뤄왔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오늘(9일) 밤 지사직을 사퇴합니다.

대선후보이면서 공무원 신분으로 운신에 제약이 많았던 홍 후보는 내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섭니다.

홍 지사는 오늘 오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원로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회장을 만난 뒤 "오늘 밤에 지사직을 그만두겠다. 오늘 밤에 사표를 내면 보궐 선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선거일 전 30일인 공직자 사퇴시한을 넘기기 직전 '심야 사퇴'를 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는 다음날 이 사실을 통보함으로써 경남지사 보선을 무산시키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셈입니다.

홍 후보는 지난달 31일 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광역자치단체장이 직을 유지한 채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경우는 홍 후보가 처음입니다.

'경남도 채무 제로'를 도정 성과로 홍보해왔던 홍 후보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보궐선거 비용 지출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지사직 사퇴를 보류했습니다.

이에 대해 야권과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임기가 15개월 남은 상황에서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고 경남도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보선 출마를 준비했던 인사들도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홍 후보와 '보수의 적자' 경쟁을 벌이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법의 허점을 악용해서 보선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은 굉장한 꼼수"라며 홍 후보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 가운데 울산 북구를 지역구로 둔 무소속 윤종오 의원은 공직선거법을 보완해 보선 무산을 막는 이른바 '홍준표 방지법'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열흘간 후보 자신의 대선 행보도 적지 않게 위축됐습니다.

특히 지난 5일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 운동성 발언을 제지하라는 경고를 받은 홍 후보는 다음날부터 공개연설을 못 한 채 당기(黨旗)를 흔들거나 손 인사를 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홍 후보는 오늘 심야 사퇴 후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입니다.

홍 후보는 내일 오전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이임식을 한 뒤 경북 상주 등 4·12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의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