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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스켈레톤 윤성빈, '이색 경력' 우승청부사 영입한다!

[취재파일] 스켈레톤 윤성빈, '이색 경력' 우승청부사 영입한다!

'엔지니어·공학 박사 출신' 새 외국인 코치 영입 추진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

작성 2017.04.07 07: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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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스켈레톤 윤성빈, 이색 경력 우승청부사 영입한다!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은 지난 2014년부터 영국인 리처드 브롬리 장비·주행 담당 코치와 호흡을 맞춰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썰매 제작사로 꼽히는 '브롬리'社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윤성빈의 신체조건에 딱 맞는 맞춤형 썰매를 직접 제작해 윤성빈이 세계 정상권으로 발돋움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 출신이 아니다보니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 감독은 "리처드 브롬리 코치가 윤성빈과 호흡도 잘 맞고 장비 측면에서는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선수 경험이 없다 보니까 주행 측면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지도하는데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선수 출신' 새 외국인 지도자를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대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이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지도자는 다름 아닌 리처드 브롬리 코치의 친형인 크리스탄 브롬리입니다.
영입을 추진중인 크리스탄 브롬리 코치 (현재·선수 시절)올해 45살인 크리스탄 브롬리는 지난 2015년 은퇴하기 전까지 영국 스켈레톤의 간판 선수로 활약했습니다. 2008년에는 스켈레톤 역사상 최초로 한 해에 세계선수권과 유럽선수권 우승과 월드컵 시즌 전체 랭킹 1위를 동시에 달성했습니다. 2003-2004년, 2007-2008년 시즌에는 세계 랭킹 1위에 올랐습니다. 동계 올림픽에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4차례 출전했는데 최고 성적은 2006년 토리노 대회 때의 5위였습니다. 이처럼 선수로서 화려한 성적을 거둔 것 외에도 그는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 항공 엔지니어 출신 공학 박사 '이색 경력 소유자'

그는 1994년 영국 노팀엄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항공우주산업 관련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가 영국 스켈레톤 대표팀의 썰매를 제작하게 되면서 처음 스켈레톤을 접했습니다. 좋은 썰매를 만들기 위해서 그는 아예 스켈레톤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타보고 테스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썰매 제작과 연구, 그리고 실전을 병행하면서 그는 1999년 노팅엄대에서 '스켈레톤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런 그에게 영국 언론들은 '얼음 박사(Doctor Ice)'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이후 그는 동생 리처드와 함께 썰매 제작사 '브롬리'社를 차리고, 직접 제조한 썰매를 타고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이처럼 '장비 전문가'이면서 '선수 출신'인 그가 우리 스켈레톤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윤성빈에게 주행 기술 면에서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스켈레톤 대표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생 리처드는 장비, 형 크리스탄은 주행 코치를 맡는 방안입니다. 영입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봅슬레이 우승청부사' 루더스 코치와도 정식 계약
피에르 루더스 봅슬레이 주행 코치한편, 봅슬레이 대표팀은 영입 작업을 벌여온 캐나다인 피에르 루더스 코치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달 31일 방한해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우리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지켜본 루더스 코치는 계약기간 1년에 연봉 15만 달러(우리돈 약 1억 6,900만원)에 싸인했습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은 국제 봅슬레이계에서 'A급 지도자'로 꼽히는 루더스 코치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줬다고 밝혔습니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주행 코치를 맡게 될 그는 오는 7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시작되는 대표팀의 하계 스타트 훈련 때부터 합류할 예정입니다.

루더스 코치 역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습니다. 파일럿을 맡아 1998년 나가노 올림픽 봅슬레이 2인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는 2인승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우승을 비롯해 모두 8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고, 월드컵에서는 88개의 메달을 수확했습니다. 자국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2인승 5위를 차지한 뒤 현역에서 은퇴한 그는 2012년 캐나다 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는 지도자로서도 빼어난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2012년 러시아 봅슬레이 대표팀 수석 코치를 맡은 그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러시아가 봅슬레이 남자 2인승과 4인승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내는 '깜짝 성적'을 거두는데 기여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홈 트랙의 이점을 극대화하는데 남다른 비법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치 올림픽 1년전 열린 테스트 이벤트에서 러시아는 독일, 라트비아, 스위스에 밀려 2인승 4위, 4인승 3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올림픽 직전 트랙 얼음의 두께와 각도 등에 변화를 줘 2인승과 4인승 모두 석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외국 선수들이 바뀐 트랙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은 반면, 집중적인 훈련으로 적응을 마친 러시아 선수들은 선전한 결과였습니다. 이처럼 러시아 선수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트랙 상태를 만드는 과정을 주도한 인물이 루더스 코치였습니다. 우리 봅슬레이 대표팀도 루더스 코치가 소치 올림픽에서 선보였던 노하우를 평창에서도 발휘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루더스 코치 역시 한국 선수들에게 자기의 지도 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지난달 평창에서 열린 테스트 이벤트 때 한국이 홈 트랙의 이점을 1%도 활용하지 못했다면서 그 부분에 있어서 자신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리고 4년 전 러시아의 경우처럼 테스트 이벤트에서 다소 부진했던 것이 진짜 무대인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는 오히려 더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 스위스 장비 코치 父子 가운데 아들 재합류 예정

봅슬레이 대표팀은 또 프랑스인 에릭 엘러드 전 주행코치와 갈등으로 올 시즌 초반 팀을 떠났던 스위스인 장비 코치 한슐리 쉬즈-파비오 쉬즈 부자(父子)의 재영입을 추진했는데, 이 가운데 아들인 파비오만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맹은 파비오와는 얘기가 잘 됐다며 그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라트비아 대표팀으로 떠난 아버지 한슐리는 고심 끝에 합류에 난색을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용 총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장비 코치가 2명이나 있는 나라는 없다"며 "두 명 모두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한 명만 와도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30대의 젊은 나이로 열정가 에너지가 넘치는 파비오 코치가 우리 선수들이 평창 올림픽을 향해 투지를 불태우는데는 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처럼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은 올 시즌 다소 잡음이 있었던 외국인 코치진 재편 작업을 마무리 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들을 영입하는데 공을 들였습니다.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1주일이 채 안 되는 짧은 휴가를 마치고 오는 9일부터 전북 고창에서 육상과 체력 훈련을 시작으로 평창 올림픽 준비를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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