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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개입 부메랑…"급진 수니파 '제1의 표적' 러시아"

중동개입 부메랑…"급진 수니파 '제1의 표적' 러시아"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발 사건이 테러에 의한 것인지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테러 추정설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꾸준히 테러 공격에 노출됐던 러시아가 미국을 능가하는 테러 대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자국 내 이슬람 자치 공화국들을 탄압한 결과로, 테러를 자행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원의 공격 목표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지하디스트들의 제1의 표적이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가 시리아와 리비아에 군 사적으로 개입해 IS와 시리아 반군 측에 수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했기 때문이라는 추정입니다.

특히, 최근 이집트 공군기지에 특수부대를 배치한 것은 전 세계 수니파 민병조직의 분노를 자아냈으며, 러시아를 지하디스트들의 최우선 타깃으로 격상시켰습니다.

폴리티코는 시리아 내 IS가 붕괴해, 이 조직 외국인 전투 요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러시아는 더 큰 테러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시리아 내 외국인 IS 대원 가운데 2천400여 명이 러시아 출신으로 분석되기 때문입니다.

시아파인 IS는 공격 우선순위가 변하면 이를 명확히 밝히는데, '피가 바다처럼 흐를 것'이라는 비디오 영상에서 러시아가 제1 공격 목표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시리아에 개입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이란, 레바논 테러단체 헤즈볼라와 동맹을 맺은 것은 최근 중동에서 확대되고 있는 '수니 축'에 러시아가 주요 요소를 형성함을 증명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시리아의 40여 개 반군 조직들도 "조국을 점령한 외국군은 국가를 막론하고 우리의 정당한 타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6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군의 개입으로 숨진 반군들은 대부분 수니파입니다.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려는 러시아와 이란의 정치, 군사적 동맹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전투기는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레바논 헤즈볼라 전투기들의 위력을 배가했습니다.

러시아가 지하디스트들의 분노를 사는 곳은 중동에 그치지 않습니다.

러시아 서남부 체첸 자치공화국, 다게스탄 자치공화국, 잉구세티아 자치공화국, 오세티야 등 이슬람교도 다수 지역인 코카서스에서 진행되는 러시아의 강권 통치와 무자비한 반군 진압은 러시아를 테러 위험에 항시적으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일어난 이슬람 반군들의 대러시아 투쟁은 세속적, 민족주의적 성격에서 벗어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은 이런 변화를 가속하는 요인인 셈입니다.

러시아는 이미 대형 테러에 낯설지 않습니다.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 위기, 2004년 바슬란 학교 포위 사건, 2010년 모스크바 지하철 폭발, 2011년 도모데도보 공항 자살 테러 등 대규모 인명 피해를 초래한 테러가 몇 년 간격을 두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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