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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대선서 좌파 여당 모레노 당선…남미 좌파벨트 '건재'

에콰도르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회주의 성향의 정치인이 대통령으로 처음 당선됐습니다.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지 시간 어제(3일) 정오 현재 99%를 개표한 결과, 좌파 집권여당인 국가연합당의 레닌 모레노 후보가 51.16%를 득표해 48.84%를 얻은 우파 야당 기회창조당의 기예르모 라소 후보를 누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추진해 온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이 4년간 더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번 대선은 코레아 대통령과 국가연합당이 지난 10년간 집권하면서 '21세기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일궈낸 빈곤감소와 불평등 격차 해소에 대한 심판의 무대로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모레노 당선인은 수도 키토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지금부터 국가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일하자"고 말하며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2007∼2013년 부통령으로 코레아 대통령과 함께 일한 모레노 당선인은 코레아 대통령이 추진해 온 빈곤 퇴치와 같은 사회복지와 경제 정책 등을 승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모레노는 공무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노인들에게 매달 10만 원 이상의 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장애인 분야 유엔 특사를 역임한 그는 특히 장애인, 미혼모, 고령층에 대한 우대 정책을 비롯해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 일자리 창출, 어린이 영양실조 퇴치 등을 공약했습니다.

2012년 6월부터 주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무는 폭로 전문매체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는 모레노가 당선됨에 따라 추방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모레노 당선인은 어산지의 체류를 계속 허용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라소 후보는 취임 후 1개월 이내 추방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은행가 출신의 보수주의자인 라소 후보는 선거부정을 주장하며 재검표를 요구했습니다.

라소 후보의 지지자들은 수도 키토에 있는 선관위 본부와 그의 고향인 과야킬의 선관위 앞에 집결해 공정한 개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선관위는 평정심을 잃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면서 재검표 주장을 일축해 당분간 진통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번 에콰도르 대선은 중남미 좌파벨트가 건재함을 보여줬습니다.

국제사회는 '핑크 타이드' 퇴조 현상이 에콰도르에서도 재연될지 주목했지만, 좌파의 재승리로 귀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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