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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자비'를 잃은 부품업체의 운명은?…곧바로 주가 72%↓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 군데에 달한다. 이 업체들이 '애플의 자비'를 잃게 된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애플은 3일(현지시간) 영국에 본사를 둔 그래픽 기술 회사인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리지' 측에 "우리 제품을 관리하기 위해 별도의 독립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향후 2년 후에는 귀사의 그래픽 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리지 주식은 72% 급락했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애플에 의존해 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간 2억1천만 대 이상의 아이폰을 판매하는 애플의 부품 공급업체들은 애플 임원과 엔지니어들의 말 한마디에 회사의 명운이 달려있다"라면서 "왜냐하면 이들 회사의 매출은 대부분 애플의 수요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CNN 방송은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리지는 현재 애플과 잠정적인 대체 판매 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또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서비스 확장을 통해 사업의 다각화를 꾀할 방침이지만 투자자들은 거의 패닉상태"라고 전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회사 가치가 10억 달러(1조1천억 원)에 달했던 이 회사는 이제 시가총액이 3억4천8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애플도 이 회사의 주식 8%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네이션은 성명을 통해 "애플은 이미지네이션의 특허권과 지식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으로 그래픽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이미지네이션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한 회사였다고 CNN은 전했다.

이 회사가 자율주행 차량, 가상현실 기기, 최첨단 스마트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그래픽 기술을 지난달 초 공개했을 당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사의 주가가 2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아이폰이 나온 이후부터 지난 10년간 애플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온 이미지네이션은 엔지니어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애플 쿠퍼티노 본사 근처에 사무실까지 차려 놓을 정도였다. 지난해에는 회사 통합 논의까지 있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최근 이미지네이션의 전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존 멧칼피 등 일부 인사들을 영입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한편 이미지네이션의 불행한 소식이 알려지자 애플의 칩 공급업체인 다이얼로그 반도체의 주가도 4.4% 하락해 지난해 연말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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