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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사드 퇴진에 초점 안 둬"…EU "계속 집권은 비현실적"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유엔 주도로 열리는 시리아 평화협상에서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 문제를 놓고 견해차를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측은 대(對)러시아 관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 등을 놓고 입장차를 드러낸 데 이어 7년 가까이 내전에 시달려온 '시리아 해법'을 놓고도 대립하는 양상이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3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외무장관회의에서 "내전이 끝난 시리아의 미래 정부에서 아사드 대통령이 계속 권좌에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완전히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가 현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아사드 퇴진을 거듭 주장했다.

다만 그는 "명백한 것은 그 결정은 시리아인들이 하는 것"이라면서 "시리아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해결책도 우리는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미국의 태도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런던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문제와 관련,"미국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테러그룹에 맞서는 더 광범위한 싸움에 집중해야 하므로 더는 아사드 퇴진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이다.

미국과 EU는 그동안 모든 시리아 평화협상 테이블에서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미국이 이처럼 입장을 바꾼 것은 아사드 퇴진 문제 때문에 시리아 평화협상에서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도 평화협상 시작부터 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면 결과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뿐이라며 변화된 미국의 입장이 확실히 더 현실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브리엘 장관은 "일어날 수 없는 한 가지는 시리아에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독재자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남겨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브리엘 장관은 유엔의 시리아 평화협상은 새로운 헌법과 선거, 새롭고 민주적인 정부를 만들어내기 위한 목적을 갖고 계속돼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IS에 맞서는 투쟁 때문에 포기하거나 부차적인 문제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새로운 시리아에서는 실질적인 정치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며 "프랑스는 새로운 시리아가 아사드에 의해 통치될 수 없다고 믿는다"고 거들고 나섰다.

EU 외무장관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EU는 현 체제에서는 시리아에서 지속적인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다"며 '아사드 퇴진' 입장을 고수했다.

한편, 모게리니 대표는 유엔과 공동으로 4일부터 이틀간 브뤼셀에서 시리아의 재앙과 같은 인도적 상황에 초점을 맞춘 시리아 미래에 관한 회의를 개최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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