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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나는 광주사태 치유위한 씻김굿의 제물"…회고록서 주장

전두환 전 대통령은 출간을 앞둔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드러냈다.

자신은 광주에서 벌어진 비극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제물'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회고록에서 시종일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표현했다.

연합뉴스가 2일 단독 입수한 회고록 서문에서 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나에게 가해져 온 모든 악담과 증오와 저주의 목소리는 주로 광주사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사태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와 희생이 컸던 만큼 그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또 상처와 분노가 남아있는 한, 그 치유와 위무를 위한 씻김굿에 내놓을 제물이 없을 수 없다고 하겠다"며 자신을 '제물'에 비유했다.

그는 "광주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 원죄가 됨으로써 그 십자가는 내가 지게 됐다. 나를 비난하고 모욕주고 저주함으로써 상처와 분노가 사그라진다면 나로서도 감내하는 것이 미덕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서술했다.

그러나 "나의 유죄를 전제로 만들어진 5·18 특별법과 그에 근거한 수사와 재판에서조차도 광주사태 때 계엄군의 투입과 현지에서의 작전지휘에 내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으려는 집요한 추궁이 전개됐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적었다.

또 "광주에서 양민에 대한 국군의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발포명령'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1997년 4월 "12·12, 5·18 사건' 확정판결에서 '광주 재진입 작전명령은 시위대의 무장상태 그리고 그 작전의 목표에 비추어 볼 때, 시위대에 대한 사격을 전제하지 아니하고는 수행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므로 그 실시명령에는 그 작전의 범위 내에서는 사람을 살해하여도 좋다는 발포명령이 들어 있었음이 분명하다"며 전 전 대통령 등 피고인의 내란목적 살인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다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발포명령을 내린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재판 당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냈다.

언론의 편향된 보도로 자신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오해를 하게끔 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당시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거나 공판 진행 상황을 국민에게 그대로 알려준다는 자세와 거리가 먼 것이었다"며 "보도기사의 기본인 사실 보도마저 편향과 왜곡이 지나치다고 할 만큼 심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처럼 부실한 보도만을 접해야 했던 국민은 언론이 제공한 왜곡된 사실을 진실인 듯이 알 수밖에 없었다"며 "사실보도의 내용이 잘못됐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인식하고 있는 진실과 실체적 진실 사이에 적지 않은 괴리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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