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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5천 년 만의 생물 대이동에 인류 위기" 세계 과학자 경고

지구온난화가 빙하기 이후 최대의 생물 대이동을 불러 생태계와 인간의 삶에 큰 위기가 우려된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세계 40여 개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공동 연구를 통해 작성한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이들 과학자는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가 기온의 상승은 물론 해수면 상승, 바다 산성화, 가뭄·홍수 등을 불러오면서, 2만 5천여 년 전 빙하기 절정 이후 최대의 생물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물 대이동 핵심은 수많은 생물 종이 더 따뜻해진 기후를 피해 극지방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 육지 생물은 10년간 17㎞ 속도로, 바다 생물은 72㎞의 속도로 극지방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병충해의 확산을 비롯한 예상치 못한 각종 위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모기가 살지 않던 지역이 따뜻해지면서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에 노출되자, 말라리아에 대한 면역력이 없던 해당 지역 사람들은 큰 위험에 처하게 됐습니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라임병을 옮기는 진드기가 북쪽으로 향하면서 라임병 발생이 크게 늘었습니다.

영국에서는 무려 10배나 늘었을 정도입니다.

식량 생산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기후 온난화로 커피 생산이 더 높고 서늘한 고도로 옮겨 가야 해 세계 커피 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병충해 또한 벌레, 새, 개구리 등의 천적이 이동하면서 덩달아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10년 내 삼림 자원의 3분의 1이 목재 생산에 쓸모없는 나무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옵니다.

어류마저 북극 지방으로 향하면서, 아이슬란드의 어획량은 2006년 천700t에서 2010년 12만t으로 늘었지만, 다른 나라의 어획량은 그만큼 줄었습니다.

이로 인해 '고등어 전쟁'마저 촉발됐습니다.

생물 대이동이 지구온난화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도 있습니다.

북반구 숲에서 나무좀이 북쪽으로 확산하면서 더 따뜻해지고 건조해진 기후와 맞물리자, 심각한 해충의 확산과 나무의 죽음, 빈번한 산불 발생을 불러오고 있습다.

산불이 자주 일어나면, 이산화탄소는 더 많이 배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ZSL동물학연구소 나탈리 페트렐리 박사는 "세계는 현재 지역적, 국가적, 국제적으로 발생하는 생물 대이동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에서 이러한 생물 대이동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것은 물론, 시민도 지역에 나타난 신생종의 출현을 보고하는 등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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