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젠 집에 가자"…세월호 마지막 여정에 하늘도 울었다.

"이젠 집에 가자"…세월호 마지막 여정에 하늘도 울었다.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오전 7시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호는 붉은 빗줄기 속에서 목포신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해경 경비함정 5척이 세월호를 호위했고, 인양 작업자들을 태운 바지선과 미수습자 가족을 태운 어업지도선이 세월호의 마지막 여정을 뒤따랐습니다.

가족들은 전날 밤 한숨도 못 잔 듯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동하는 내내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이젠 집에 가자, 집에 가자"라는 말을 읊조렸습니다.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씨는 세월호를 지그시 바라보며 연신 눈물을 훔치다 인사라도 하듯 배를 향해 손을 흔들었습니다.

고(故) 세호군의 아버지인 제삼열씨는 세월호가 이동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미처 배에 함께 타지 못한 가족들과 공유했습니다.

세월호는 오전 7시 35분께 시속 15㎞로 동·서거차도 주변을 통과한 뒤 도선사를 태우는 지점인 불도로 순항했습니다.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며 하늘은 흐렸지만 파도가 높지 않아 운항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유백형씨는 "세월호가 목포로 가면 남편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꼭 찾을 거다. 9명 모두를 가족 품에 안고 장례를 치러주고 싶다"며 "함께 응원하고 기도해주신 국민께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세월호가 올라온 건 기적이다. 하지만 9명을 찾아야 하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면서 "다윤이를 찾게 된다면 엄마인데도 다윤이를 위해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게 미안하다고, 끝까지 버티고 돌아와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