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곧 감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6차 핵실험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실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발력을 비약적으로 강화하거나 다중 핵폭발 방식으로 핵 기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핵실험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시도할 수 있는 핵실험 종류에 관해서는 "특정 형태라고 단정하지는 않겠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대비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노 실장의 발언은 북한이 다음 핵실험에서 비약적인 기술을 과시할 가능성을 군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은 과거 1∼5차 핵실험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술 발전을 선보였다.
핵실험을 거듭할수록 폭발 위력이 증가했다.
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의 위력은 1kt 이하로 평가됐지만, 2차(2009년 6월 12일)에서는 3∼4kt에 도달했고 3차(2013년 2월 12일) 6∼7kt, 4차(2016년 1월 6일) 6kt, 5차(2016년 9월 9일) 10kt으로 커졌다.
북한은 1∼2차 핵실험에서는 플루토늄을 썼지만, 3차 핵실험에서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4차 핵실험에서는 핵분열 장치에 핵융합 물질을 넣어 폭발력을 키운 증폭핵분열탄 시험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북한은 '수소탄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5차 핵실험 직후에는 '핵탄두 폭발시험'을 했다며 '표준화', '규격화'를 이룬 핵탄두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선전했다.
북한이 곧 6차 핵실험을 할 경우 위력이 150∼200kt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5차의 15∼20배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으로, 북한이 증폭핵분열 기술을 확보했다는 가정에 토대를 두고 있다.
증폭핵분열 기술은 핵분열 장치에 핵융합 물질인 수g의 중수소·삼중수소 고압가스를 주입해 중성자를 발생시키고 핵분열을 촉진하는 것으로, 위력을 최대 10배까지 키울 수 있다.
증폭핵분열탄은 수소폭탄의 1차 기폭제로 쓰이기 때문에 수소폭탄 개발의 전(前) 단계로 간주된다.
증폭핵분열탄 시험으로 평가되는 4차 핵실험 위력이 3차보다 낮았던 것은 일부러 위력을 낮추되 이를 몇 배로 늘리는 증폭핵분열 기술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적용한 증폭핵분열 기술의 위력 증폭률이 2배쯤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6차 핵실험에서도 위력 자체를 키우기보다는 증폭률을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핵실험 위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하 갱도가 붕괴되거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증폭핵분열 기술은 소량의 핵물질로 높은 수준의 위력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핵심 기술이다.
북한이 증폭핵분열 기술을 고도화할수록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것을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ICBM인 KN-08의 탄두 중량은 650㎏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다음 핵실험에서 증폭핵분열에 쓰이는 핵융합 물질로 중수소·삼중수소 대신 '리튬-6'를 시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리튬-6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파키스탄이 1998년 선보인 것과 같이 핵폭탄 여러 발을 짧은 간격을 두고 터뜨리는 다중 핵폭발 시험이 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또한 1∼5차 핵실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양상이다.
다중 핵폭발 시험은 핵물질 비율이나 기폭장치 설정 등을 변수로 설정해 다양한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핵폭발 기술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북한이 다음 핵실험에서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과시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 옵션'도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북한이 또다시 '핵 불장난'에 나설 경우 한반도 긴장 수위가 급상승하는 것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