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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잊혀진 예멘 내전…700만 명 아사 위기

예멘 수도 사나의 광장이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수십만 명의 후티 반군 지지자가 정부 편에선 수니파 아랍 동맹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 겁니다.

[사이드 알 히다리/예멘 반군 지지자 : 우리의 저항은 사우디의 로켓포와 전투기보다 훨씬 강합니다. 예멘인은 사우디에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겁니다.]

같은 시각 예멘 남부 아덴에선 정부 측의 축하행사가 열렸습니다.

[아드난 알 카프/예멘 아덴주 부주지사 : 후티 반군을 정복하려는 하디 예멘 대통령의 요청에 응한 아랍 동맹군에 감사를 표합니다.]

사우디가 내전에 개입한 지 2년을 맞는 예멘의 두 얼굴입니다.

예멘 내전이 국제사회의 무관심으로 잊혀진 전쟁이 되면서 예멘 주민의 고통은 극에 달했습니다.

2년간 어린이 1만500명을 포함해 7천700여 명이 숨지고 3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식량 위기는 재앙 수준입니다.

인구의 3분의 2인 1천700만 명이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고 700만 명이 아사 위기입니다.

병원에 영양제마저 바닥나면서 10분에 1명꼴로 아동이 굶어 죽는 실정입니다.

[사담 알 지지/예멘 의사 : 영양실조를 중심으로 의약품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항구) 봉쇄로 보건분야 물품이 완전히 차단됐습니다.]

유엔이 중재에 나서 2년 새 7번이나 휴전을 이끌어 냈지만, 전쟁을 멈추게 하진 못했습니다.

예멘 정부 편에선 수니파 걸프 왕정과 후티 반군을 지지하는 이란의 대리전이 되면서 내전의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사우디가 이끄는 수니파 동맹군은 이란이 자신들의 뒷마당인 예멘을 차지할까 봐 내전에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합니다.

[모함메드 삼산/중동 정치 전문가 : 1년 전만 해도 내전 당사자들이 만족할만한 정치적 타협점이 있었지만, 갈등이 2년이 넘자 간극만 더 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인식하는 미국의 트럼프 정권이 알카에다 격퇴를 명분으로 예멘에 군사개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국마저 예멘의 소용돌이에 깊숙이 빨려 들어가면 내전은 통제 불능의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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