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특정비밀' 40%가 문서 없어…'머릿속 기억'도 지정

일본 정부가 관계 법령에 따라 '특정비밀'로 지정한 사안 중 40% 가까이가 관련 문서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특정비밀보호법 운용 상황을 점검하는 중의원 정보감시심사회는 어제 회의를 열어 심사 결과 보고서를 오시마 다다모리 중의원 의장에게 제출했습니다.

심사회는 2015년 말 현재 특정비밀로 지정된 443건 중 166건이 내용을 기록한 문서가 없었다며 정부에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 중 구체적 정보가 없는데도 입수가 예상돼 사전 지정된 특정비밀은 외무성, 방위성, 내각관방 등에서 15건이었습니다.

담당자의 기억과 지식만으로 지정된 건수가 방위성 9건, 공안조사청 1건이었습니다.

이들 10건의 특정비밀은 직원 머릿속에 있다는 뜻입니다.

보고서는 특정비밀을 사전에 지정한 것에 대해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대상이 제한 없이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법 기본 원칙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기억과 지식을 특정비밀로 지정하는 것은 "만약 비밀이 누설되면 비밀을 아는 사람 이외에는 입증이 곤란해진다"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정부 측은 그간 부적절하게 지정했다고 판단한 특정비밀은 해제하고 문서를 신규 작성해 현재는 문서가 없는 특정비밀은 36건으로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3년 제정된 특정비밀보호법은 국가 안보에 현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정보를 '특정비밀'로 지정해 이를 누설하면 최고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시행 이후에도 일본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는 정부가 멋대로 특정비밀을 지정해 불리한 정보를 감추거나 정책에 관한 비판과 견제를 어렵게 할 수 있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