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프리드먼 "트럼프는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의 에이전트"

"中 입맛 맞게 TPP 폐기해주고 에너지정책도 차이나혁신 도와준 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핵심관료의 러시아 내통설, 사위 재러드 큐슈너의 러시아 금융기관 접촉 의혹 등 이른바 '크렘린 게이트'로 궁지에 몰려 있다.

트럼프 그룹이 과거 러시아 재벌·군벌 등과 맺은 의심스러운 관계도 도마 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이 '봉사(?)'한 곳은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색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중국의 에이전트'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꼭두각시(stooge)가 아니라 실제로는 '중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China Great Again)'를 이룩해주기 위해 움직인 증거가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우선 트럼프 행정부의 다자간 무역정책부터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굳게 약속했지만 그동안 해놓은 일이 무엇이냐는 비판이다.

더욱이 미국이 스스로 디자인한 12개국 FTA(자유무역협정)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쓰레기 버리듯' 내동댕이 친 일을 거론했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글로벌 GDP의 40%를 점하는 메가 협정인 TPP가 무산되면서 실제로 이득을 본 쪽은 애초 TPP에서 배제돼 있던 중국이란 것이 프리드먼의 주장이다.

특히 TPP는 중국의 약한 고리인 환경·인권조항 등을 강화하는 규약인데, 이런 규칙이 없어져버리니 중국의 이해에 딱 들어맞았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트럼프가 12개국 블록의 대표로서 중국과 협상하는 걸 상상해보라"면서 그런 귀중한 지렛대(레버리지)를 내다버린 셈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TPP 폐기로) 베이징에서 샴페인 잔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미 피터슨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TPP가 시행됐을 경우 향후 미국이 고용수준의 제고 없이도 2030년까지 1천310억 달러(146조 원)의 연간 실질소득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는 TPP와 같이 높은 수준의 노동기준, 지적재산권 규제, 환경기준 등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날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기후변화 및 화석연료 대체 정책을 싸그리 폐기함으로써 또 한번 중국에 엄청난 기회를 몰아준 셈이라고 NYT는 주장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화석연료 시절로 회귀하는 동안 중국은 뭘 할지 지켜보라고 했다.

중국의 차기 5개년 경제개발계획은 전기차와 배터리, 원자력, 풍력, 태양열, 에너지 효율화 등에 초점을 맞춘 반면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더 많은 석탄과 석유'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구상이 다음 세대의 글로벌 산업 시대엔 유효할까 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트럼프 정책에 극단적으로 반기를 드는 캘리포니아에서만 그나마 클린 에너지 혁신을 한다는 것이다.

전기차에 심혈을 기울이는 두 곳의 'C' 권력이 있으니 바로 캘리포니아(California)와 차이나(China)란 말이다.

중국에서 전기차(EV) 2억 대가 팔려나갔다는 통계도 곁들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산업으로의 회귀를 선언한 날 공교롭게도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 텐센트(텅쉰·騰迅)가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지분 5%를 대량 매집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뉴욕타임스는 마지막으로 트럼프의 이민정책이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에 들어오는 외국 유학생 40%가 줄어들 것이라는 NBC 보도를 인용하면서 해외의 뛰어난 과학·수학 두뇌들이 미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유입될 길을 트럼프 대통령이 열어준 것과 같다고 NYT는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