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이하 FIFA)의 3월 A매치 기간이 종료됐다. 이 기간 동안 진행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결과에 따라 각국 대표팀들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대부분의 최종예선 일정이 반환점을 돌면서 월드컵 본선무대로 향할 32개국의 윤곽이 조금씩 구체화 되는 분위기다.
월드컵 최다 우승 기록(통산 5회)을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은 러시아 월드컵에도 빠지지 않는다. FIFA 회원국 중 가장 먼저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브라질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홈인 상파울루에서 치러진 파라과이와의 남미지역 최종예선 14차전 경기에서 3-0 완승을 챙겼다. 네이마르가 한 차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불운도 있었지만 이후 에이스답게 한 골을 보태며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 남미예선, 브라질 본선행 확정·아르헨티나 '암울'
총 10개 나라가 풀리그 방식으로 최종예선을 치르는 남미에는 4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이 배정되어 있다. 파라과이전 완승으로 승점 33점(10승 3무 1패)을 확보한 브라질은 남미지역 최종예선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콜롬비아(승점 24점)와의 격차가 무려 9점이나 된다. 브라질은 향후 최종예선 남은 4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1930년에 시작된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21회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은 나라는 브라질이 유일하다. 브라질은 자국의 '차세대 축구황제'로 등극한 네이마르의 맹활약 속에 월드컵 최다 우승국 타이틀에 이어 최다 출전국 명성 역시 흔들림 없이 유지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4일 치른 칠레전에서 팀 전력의 핵인 리오넬 메시가 심판에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FIFA로부터 A매치 4경기 출전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빠진 볼리비아전부터 완패를 면치 못하면서 남은 최종예선 일정에 먹구름이 끼었다.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주어지는 5위 자리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자칫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익숙한 아르헨티나의 이름을 보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아르헨티나(5위, 승점 22점)는 남미예선 6위에 올라 있는 에콰도르(승점 20점)와의 격차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 혼돈의 아시아예선…이란, 일본은 웃었다
아시아지역 예선에서는 '1호 탈락 국가'가 나왔다. 최종예선 B조에 속해 있는 태국이 7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0-4 완패를 당하면서 본선행 실패가 확정됐다. 7차전까지 승점을 1점 밖에 확보하지 못한 태국은 최종예선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현재 B조 3위에 올라 있는 호주(승점 13점)보다 승점이 낮다. 태국 축구는 최근 몇 년 동안 엄청난 축구붐을 발판으로 크게 성장해 왔지만 꿈의 월드컵 본선행 도전은 다시 4년 후를 기약하게 됐다.
태국이 탈락을 확정한 B조에서는 일본이 3월 최종예선 일정을 마치며 크게 반등했다. 혼다 케이스케, 나가토모 유토 등 대표팀 중추였던 베테랑 자원들이 소속팀에서 긴 시간 동안 전력 외로 분류돼 불안을 떨치지 못했던 일본은 결과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예상을 뒤엎고 6, 7차전 모두 무실점, 대량 득점의 완승을 기록해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제치고 B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일본은 2위 사우디아라비아와 승점 16점 동률을 이뤘지만 아랍 에미리트, 태국을 상대로 6골을 퍼붓는 화력쇼를 펼치며 골득실에서 사우디를 제쳤다.
이란은 오는 6월 우즈베키스탄, 8월에는 우리나라와 최종예선 8, 9차전을 치른다. 특히 8월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 대표팀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전이 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우리 대표팀은 6월 카타르 원정, 8월 이란과의 홈 경기에서 한 경기라도 패할 경우 월드컵 본선 직행이 어려워진다.
▶ 위기의 슈틸리케호, 남은 3경기 일정도 험난
이런 가운데 한국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놓고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과의 일전이다. 문제는 경기가 원정으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우리 대표팀은 최종예선 7차전까지 원정으로 치른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또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한국과의 대결에서 패해 본선행에 실패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어 설욕을 벼르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조 3위로 최종예선을 마칠 경우 B조 3위 팀과 본선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이 경기에서 이긴 뒤에도 대륙간 플레이오프인 북중미 최종예선 4위 팀과의 대결에서 승리해야 월드컵 본선행이 가능하다.
총 13장의 월드컵 본선티켓이 배정된 유럽에서는 9개 조가 최종예선 5차전까지 일정을 마무리해 치열한 혼전이 계속 되고 있다. 유럽은 9개 조의 1위가 본선에 직행하고, 각 조 2위 팀들 중 가장 승점이 낮은 한 팀을 제외한 8개 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러 추가로 남은 4장의 본선 티켓 주인을 결정한다.
따라서 최종예선 일정이 가장 늦게 마무리 되는 유럽(10월)과 아프리카(11월)는 월드컵 본선 진출 국가의 윤곽은 막판에나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이 확정되면 오는 12월 1일, 대회 개최국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본선 조추첨을 진행할 예정이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은 2018년 6월 14일 개막한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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