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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장 인사 차질…임기 끝났는데도 '어영부영' 잔류

황 권한대행, 대선 앞두고 인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br>한전기술사장·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등 임기 만료 후에도 직무수행<br>방통위원장 다음 달 임기 만료…차기 정부 들어서야 공공기관장 임명할 듯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서 비롯된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고 곧바로 대선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공공기관장 인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공공기관의 경우 기관장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자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임기가 끝난 공공기관장이 '어영부영'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기가 만료된 기관장에 대해서는 인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인사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 선거가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했다가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임시로' 정국을 관리하는 황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장 인사 공백은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뒤에야 정상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한전기술 사장 등 4명 임기 끝났는데도 잔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중에서는 모두 4곳의 기관장이 임기를 마치고도 잔류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 박구원 사장은 지난해 10월 14일 3년 임기가 끝났지만 5개월 넘게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한전기술 측은 오는 29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정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며 5월 20일 주주총회 때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임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1월 28일 공모까지 했는데 2월 2일 자로 한전기술이 기타공공기관에서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바뀌면서 사장 선임을 위한 법적 요건이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주주총회에서 사장이 선임됐지만, 준시장형 공기업은 임명권자가 대통령이 된다.

전기안전공사의 경우에도 지난달 20일 이상권 사장의 3년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후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전기안전공사는 현재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 있으며 4∼5명을 산업부에 추천한 상태다.

공사 관계자는 "규정상 4배수 이상이 지원해야 산업부에 추천할 수 있는데 1차 공모에서 정족수에 미달하면서 후임 인선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종인 이사장도 지난 1월 5일로 3년 임기가 만료됐다.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의 복수 추천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임명한다.

공단 측은 "지난달 3배수로 압축했고 현재는 산업부 임명 절차만 남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원자력연료 이재희 사장이 지난 1월 27일 3년 임기를 마쳤다.

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 사장은 사장추천위원회 추천과 주주총회 선임 절차를 거친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임기 만료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2016년 12월 25일로 3년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 인선을 하지 않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후임자를 뽑을 때까지 업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문체부 산하의 다른 공공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공모로 후보를 3배수로 추천하면 문체부 장관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또 김윤철 국립극단 단장(예술감독)은 2017년 2월 3일로 3년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 인선을 하지 않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방송통신 정책과 이용자 보호정책 수립 등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업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3기 상임위원 5명 중 김재홍 부위원장, 이기주·김석진 위원 등 3명의 임기가 지난 26일로 끝났지만, 이 중 김석진 위원만 여당 추천과 황 권한대행의 재가를 거쳐 연임됐을 뿐 야당 추천 몫인 김 부위원장과 대통령 지명인 이기주 위원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김 부위원장 후임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추천위에서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장을 후보로 추천됐으나 최고위원회 의결이 보류됐고, 이기주 위원 후임은 석제범 청와대 정보방송통신비서관, 김용수 미래부 정보통신정책실장, 천영식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임명 계획은 불투명한 상태다.

더욱이 대통령이 임명한 최성준 위원장마저 4월 7일 임기가 끝나는 상황이어서 이들에 대한 후임 인선이 장기화할 경우 방통위 업무에 차질이 우려된다.

◇통일부…하나재단 사무총장 공백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은 지난 12월에 임기가 만료된 박중윤 사무총장의 후임을 아직 뽑지 못하고 있다.

하나재단은 지난 1월 최종 후보 3명을 통일부 장관에게 추천했지만, 여태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박 사무총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 과정에서 행정 착오가 있었다"면서 "조만간 새 사무총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폐공사 사장 임기 다음달 7일 만료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 임기가 만료됐지만, 후임자 인선이 아직 진행중이어서 4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특구재단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사장 후보를 3명으로 추려 이사회에 추천했지만, 과반을 넘는 득표자가 없어 공모가 무산됐다.

자체적으로 이사장후보발굴단을 꾸려 재공모를 시행중이며, 27일 이사회를 열고 최종 3배수를 추천할 예정이다.

한국조폐공사 김화동 사장 임기가 4월 7일 끝나지만, 당분간 사장직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방침이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도 같은 이유로 임기를 1년 연장한다고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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