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WC] 벼랑 끝 슈틸리케호, 시리아 잡고 기사회생

이른 시간에 기선을 제압한 우리 대표팀은 중원과 측면을 번갈아며 경기 초반부터 빠른 움직임으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김진수, 손흥민으로 이어진 왼쪽 라인에서 적극적으로 시리아 측면을 허물어 공격 기회를 만들어 냈다.

순식간에 선제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시리아도 완전히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대였다. 시리아는 최전방의 오마르 카르빈이 빠른 발을 무기로 위협적인 침투를 선보이며 우리 수비진을 위협했다. 전반 16분에는 카르빈에게 기습적인 슈팅 찬스를 허용하기도 했으나 수비수가 루트를 차단해 위기를 넘겼다.

우리 대표팀은 이후 고명진, 구자철 등 미드필드 2선 자원들까지 최전방으로 침투해 들어가며 시리아 수비진을 공략했다. 또 막내 공격수 황희찬은 상대 문전 앞에서 경합 중이 아닌 상황에도 쉴 새 없이 시리아 수비수들을 괴롭히며 최전방에서부터 시리아를 강하게 압박했다. 상대의 빠른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에서부터 시도한 압박은 경기 흐름을 안정적으로 우리 대표팀 쪽으로 가져오며 효과를 봤다.
하지만 공방전이 거듭되면서 경기 분위기가 균형을 찾자 위험한 장면이 계속되기도 했다. 중원에서 우리 대표팀의 장악력이 느슨해진 틈을 타 시리아 공격진의 전방 침투도 빈번해 졌다. 전반 29분에는 공격에 가담해 있던 시리아 수비수 알 시블리가 혼전 상황 중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해 슈틸리케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다행히 강력한 슈팅을 골대 위를 크게 벗어나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우리 대표팀은 후반들어 수비라인을 크게 내리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집중했다. 최전방의 황희찬을 제외하면 진영 대부분이 하프라인 안쪽으로 내려와 수비에 주력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8분에는 고명진을 빼고 한국영을 투입해 중원에서부터 수비에 무게 중심을 뒀다. 시리아는 후반 내내 높은공격 점유율을 유지하며 우리 문전에서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세밀한 마무리 작업에 실패하면서 승패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 날 승리로 최종예선 7차전까지 4승 1무 2패를 기록한 슈틸리케호는 승점 13점을 기록, A조 2위 자리 수성에도 성공했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조 1, 2위에까지 주어진다. 그러나 3위 우즈베키스탄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완전히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표팀의 최종예선 8차전은 오는 6월 카타르 원정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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