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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무차관보에 IMF·세계은행 비판론자 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에 비판적인 경제학자인 애덤 레릭을 재무부 국제금융담당 차관보에 지명함에 따라 두 국제기구와 미국 행정부의 긴장 관계가 예상됩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인 레릭 지명자는 1990년대에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두 국제기구의 역할에 대한 미국 의회의 조사활동에 참여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레릭은 IMF가 장기간의 구제금융 대신 위기에 처한 국가들의 단기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문제의 보고서는 세계은행도 빈국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활동을 축소해야 하며 지금처럼 중국과 같은 중진국들을 대상으로 대출과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포기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IMF와 세계은행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최대 주주인 미국이 어떤 신호를 보낼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두 기구 내부에서는 레릭이 지명됐다는 소식을 우려할 만한 신호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3년간 세계은행과 기타 국제 개발은행들에 대한 지원 예산을 6억 5천만 달러로 삭감하는 예산안을 공개한 것도 불길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레릭 지명자의 멘토였던 보수주의 경제학자 앨런 멜처는 "국제금융 담당 재무차관보에 더 나은 인물은 세상에 없다"고 말하며 무한한 신뢰감을 표시했습니다.

멜처는 수십 년간 두 국제기구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 학자였습니다.

멜처는 세계은행이 개혁에 소홀한 국가들에 너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IMF가 유럽연합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개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레릭은 IMF에 줄곧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특히 구제금융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고수했습니다.

레릭은 2000년대 초 아르헨티나 외채 위기 당시 유럽 채권단 대표로 협상에 참여했고 2015년에는 채무 위기에 빠진 그리스가 유로화 외에 병행 통화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는가 하면 그리스와 채무 협상을 벌이던 독일 측에 자문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레릭이 지명됐다는 소식에 대해 두 국제기구는 논평을 따로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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