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44조원 다우-듀폰 합병승인…농화학 분야 공룡기업 탄생

유럽연합이 현지 시간으로 27일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1천3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4조 원 규모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글로벌 농화학 분야의 초대형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5년 12월 합병을 발표한 다우케미칼과 듀폰은 모두 미국 기업이지만 유럽 소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커 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EU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오는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하지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U 집행위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농화학 제품과 세계적인 연구 개발 기구에 대한 의미 있는 약속을 한 만큼 다우와 듀폰의 합병은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두 회사는 EU로부터 합병승인을 받기 위해 민감한 연구개발 분야를 포함해 듀폰의 핵심 농약 분야를 매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다우는 스페인과 미국에 있는 두 제조공장을 매각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독일의 거대회사인 바스프가 잠재적인 매수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EU 규제 당국의 이정표는 합병을 마무리 짓는데 있어 의미 있는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다우-듀폰의 합병은 환경운동가들과 소규모 농업인들이 우려하는 농화학 분야의 광범위한 통합 움직임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EU는 앞으로 4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8조 원 규모의 중국 화학기업 켐차이나의 스위스 종자 기업 신젠타 인수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독일 거대 기업 바이엘이 추진하는 6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73조 원 규모의 미국 기업 몬샌토 인수에 관해서도 결정해야 합니다.

농화학 분야의 통합 움직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같은 합병이 논란이 일고 있는 유전자 변형식품 산업을 더 확대하는 것은 물론 환경에 대한 위협을 키워 농업인들의 비용 부담을 늘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친구들'과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은 성명에서 "모든 인수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3개 회사가 전 세계 농화학 분야의 70%, 종자의 60% 이상을 장악하게 된다"면서 "지배적인 시장점유율과 정치력으로 이들 회사가 농업과 식품시스템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