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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왜 국민 사랑 못 받나"…주주 쓴소리 잇따라

"미르·K재단 지원, 불법 없었다" 해명…12세 어린이 주주 등장 눈길

"삼성은 왜 국민 사랑 못 받나"…주주 쓴소리 잇따라
24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4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백혈병 사태 등을 둘러싼 주주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에서 26년간 근무했다는 한 주주는 "현재 주가는 올라가지만, 사회적으로 왜 이렇게 안 좋은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말을 꺼냈다.

이 주주는 "주총을 시작할 때 이재용 부회장 문제에 대해 주주들에게 진정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아 서운했다"며 "감사위원들은 감사로서 책임을 다했고 삼성전자로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회삿돈이 400억 원 넘게 불법으로 유출됐는데 감사위원들은 뭘 했는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그는 "백혈병 발병, 해고자 문제 등에 대해 이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챙겨보겠다'고 약속했는데 여전히 본관 주위에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것부터 청산해야 삼성이 변했다는 얘기를 듣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법 지원'은 주주 개인의 생각이지 저희가 불법으로 지원한 건 없다"며 "연간 기부·후원금은 약 5천억 원에 이르고, 이번 건(미르·K재단 지원)은 이사회나 경영위원회의 의결 사항이 아니었고 감사위원회의 보고사항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권 부회장은 "이번 사태 이후에 기부성 비용에 대한 집행과정, 회계 처리 등을 보고했고 감사위원회는 정상적 업무과정으로 진행됐음을 확인했다"며 "용처에 대해서는 해석상의 차이가 있는데 그 부분은 기다려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10억 원 이상의 대외 기부금은 모두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1천만 원 이상은 사내 기구의 의결을 거쳐 집행 실적과 결과를 감사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백혈병 문제와 관련, 권 부회장은 "사고를 당하신 분께 항상 심심한 사과와 애석함을 갖고 있다"며 "현재 보상위원회에 160여 명이 신청해 이중 120여 명의 보상이 완료됐다. 일부 불만족하는 분은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주는 "삼성전자가 재무제표상으로는 사회공헌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는데, 왜 많은 돈을 쓰면서도 인기를 못 끌고 있나"고 지적하며 "IT업계가 급변하는 시기에 새로운 각오로 세계 1위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해달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 관계자는 "회사 외적인 면에서 굉장히 어려운데 경영진에서 어떤 원칙을 갖고 대처하고 있는지, 향후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관리·감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공익목적의 지원 기부가 본의와 다르게 사용되었는데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회사의 기본 목적은 경영을 잘해 주주, 종업원,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활동이나 기부 등 모든 활동에 대해 의사결정 및 집행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주주 여러분께 더 많은 정보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어린이 주주가 등장, 눈길을 끌었다.

"주총장에 처음 참석해 떨린다"며 자리에서 일어선 유모(12) 군은 "다음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갤럭시노트7 폭발 같은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최연소 주주로)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 같다"며 "젊은 층의 의견을 받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40여 년간 삼성전자의 주주였다는 한 남성은 "소액주주가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며 액면분할을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액면분할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하지만 아직 주주가치 제고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서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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