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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마저 '北과 지금은 대화 불가'…北, ICBM으로 질주하나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까지 '지금은 북한과 대화를 할 때가 아니다'는 인식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북한이 정초부터 만지작거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내달릴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20일 베이징(北京)에서 진행한 미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때 현재로선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비핵화 협상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 필요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평화체제와 비핵화 협상을 병행하는 방안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중 등 계기에 잇달아 제안했다.

그런 중국도 현 상황에서 북핵 6자회담 등 북한과의 대화 틀을 가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북한이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12일과 이달 6일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이날 다시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는 등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수준의 핵무기 실전배치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중국도 상당한 피로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이 추가도발을 하면 강력한 징벌적 조치를 취한다"는 데 공감하고,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다음 제재 목표로 설정했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16 국가별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러시아 등 세계 27개국에 북한 노동자 5만∼8만명이 파견돼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미는 최근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대북 여론이 악화한 동남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각국에 북한 노동자를 받지 않도록 압박하는 데 외교력을 모으기로 했다.

또 최대의 대북 영향력을 가진 중국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요구하면서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한 중국 기업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주저 없이 제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북한과 거래한 중국기업을 일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secondary boycott) 시행까지 염두에 두면서 중국의 대북 압박 견인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대미협상을 통해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길 원하는 북한으로서는 이처럼 당분간 그 꿈을 이룰 수 없는 여건임이 확인된 이상 연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예고한 ICBM 시험발사와 추가 핵실험 등을 향해 나아갈 공산이 커 보인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과 그에 앞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 등을 기점 삼아 '버튼'을 누를 수 있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중국이 미중정상회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과 관련한 노골적 경고 메시지를 듣는 상황은 피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시키려 애쓸 전망이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중국이 대북 석유 공급 중단 등의 고강도 압박에 나설지는 미지수여서 과연 중국의 압박이 북한의 ICBM 발사 등을 단념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가 만만치 않다.

때문에 외교가는 4월에 한반도 정세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미중정상회담을 전후로 ICBM 발사 등 중대 도발에 나서고 미국은 고강도 대북 및 대중 압박으로 맞섬으로써 북핵 프로세스가 한바탕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중정상회담에서 G2(미중)가 북핵 해결을 위해 의기투합할지, 입장 차이만 확인할지에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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