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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노트북 폭탄돌변 첩보…미·영 '화들짝'·독일 '천연덕'

미영 따라 캐나다·프랑스도 객실 반입금지 검토<br>미, 재작년 깡통·작년 랩톱 폭탄 강조…일부 전문가 "황당한 규제"

전자기기가 테러용 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첩보에 세계 각국이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중동, 북아프리카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 들어오는 항공편에 대해 전자기기의 객실 반입을 금지했으나 다른 국가들의 태도는 다소 달랐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프랑스 당국이 미국, 영국과 비슷한 조치를 취할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호주, 뉴질랜드는 이 같은 규제 자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번 결정에 대해 다른 유럽 국가와 논의 중이라며 일부가 유사한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당국은 전자기기의 객실 반입을 일부 금지하는 까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국토안보부는 테러 집단이 다양한 소지품에 폭발장치를 숨기는 수법으로 민간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으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첩보를 소개했다.

국토안보부는 "민간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으려는 테러리스트들의 지속적인 의도를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5년 이집트 상공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폭발, 2016년 소말리아에서 있었던 항공기 격추 시도 등을 거론했다.

이집트에서 발생한 여객기 폭발사건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가운데 도구가 깡통을 위장한 폭탄으로 추정됐다.

소말리아 다알로 항공의 여객기 폭발사건도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배후를 주장했는데 랩톱에 숨긴 폭탄이 터져 테러범이 죽고 여객기 동체에 구멍이 났다.

이런 위협에 가장 빨리 대응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조처를 보면 세부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더 타임스는 미국이 8개국 10개 공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9개 항공사 여객기에 규제를 가했지만, 영국은 이중 에미레이츠, 쿠웨이트, 모로코, 카타르 항공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신문은 이번 조치가 영국과 미국 당국과의 조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과 관련해서도, 영국의 특수한 사정에 따른 것이며 미국의 결정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안보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정보기술이나 대테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영국의 전자기기 규제가 비합리적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객실에 들고 타는 랩톱 컴퓨터가 폭발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이를 화물칸에 실어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나아가 스마트폰도 폭탄으로 위장될 위험성은 랩톱과 같음에도 이번에 금지하지 않은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도 잇따랐다.

지난 10여 년 사이에 기술적으로 변한 게 전혀 없었음에도 전자기기가 폭탄으로 돌변할 위협이 갑자기 심각해진 것으로 취급할 까닭이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극소수 중동국가 항공편에만 규제가 적용된 것을 두고 의혹이 일기도 했다.

이슬람권 국가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행정명령이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자 차별이 아닌 안보라는 주제를 강조하려고 무리수를 던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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