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틸러슨 방중결과 '호평'…"세컨더리 보이콧 언급 안 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바짝 긴장했던 중국이 방중 결과에 대해 양국 관계증진에 기여했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온 중국 압박 공세와는 달리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베이징(北京)에서 중국에 자극적인 발언을 삼가고 오히려 양국 우호를 강조하면서 중국의 입장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 데 반색했습니다.

틸러슨 장관 방중 기간 양국 회담 등이 비공개여서 격론이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그는 일본·한국에서와는 달리 기자회견 등 적어도 공개석상에선 중국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사드는 물론 중국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보이콧(secondary boycott, 2차 제재)을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중은 '성공작'이라고 중국 매체들은 앞다퉈 전했습니다.

오늘(20일)자 중국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에는 거의 모든 사진과 관련 내용이 틸러슨 장관의 방중으로 장식됐습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틸러슨 장관과 악수하는 사진을 포함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 양제츠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틸러슨 장관과 만난 사진들도 크게 걸렸습니다.

미·중 외교장관 기자회견 사진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시 주석이 틸러슨 장관에게 양국 간 우호를 강조했고,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안부를 묻고 기회가 되면 중국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왕이 부장과 양제츠 국무위원이 틸러슨 장관과 각각 만나 양국 소통강화·협력 증진·상호 신뢰 증진·갈등의 적절한 해결을 강조하고 틸러슨 장관이 화답한 내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관영 환구시보와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틸러슨 방중평가 사설에서 "중국과 미국이 상호 이해를 증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서구 매체들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틸러슨이 중국에서 말한 것에 대해 '온건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틸러슨은 기자회견에서 미·중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한국에 사드 배치에 대한 합법성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어 "틸러슨이 일본과 한국에서 한 발언을 보면 북한 문제가 동북아 순방의 핵심 이슈인 것으로 보였으나 정작 중국에 도착해서는 미·중 관계가 우선 순위였다"면서 "틸러슨은 미·중은 지난 50여 년간 양국 관계를 규정할 새로운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취임 후 양국 관계에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미국 측이 일부 전례가 없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양국은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있으며 이런 과정은 언론의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태도가 향후 무역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협상을 대비한 미국 측의 복선일 가능성도 있다고 이들 매체는 주장했습니다.

관영 차이나 데일리는 시진핑 주석이 틸러슨 장관을 만나 "협력이 맞는 선택"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희망 의사를 전달하자 시 주석도 방중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며 양국 간 훈훈한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중국신문망은 왕이 외교부장의 틸러슨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미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일부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양국 간 우호 협력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도 틸러슨이 방중해 내달 초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을 긴밀히 조율하고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