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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없는 압박' 한국 아이스하키, 평창 희망을 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러시아를 맞아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포어체킹(전방 압박)에 나섰습니다.

실책을 유발하거나 공을 빼앗으면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해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이렇게 틈을 주지 않는 압박과 빠른 역습은 세계 랭킹 23위에 불과한 한국이 세계 최강팀 중의 하나인 러시아(2위)를 상대로 선전한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한국은 강릉 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러시아와 친선전에서 1차전 3-4패, 2차전 2-5패를 당했습니다.

안방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들었던 대표팀은 오히려 톱 클래스 팀을 상대로 이틀 연속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세계적인 수준에 다가섰음을 확인시켰습니다.

사실 한국이 퍽 핸들링과 슈팅 감각에서 일가견이 있는 러시아 국가대표를 맞아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쉴 새 없는 압박으로 러시아 선수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그들이 개인기를 발휘할 여지를 없앴습니다.

김상욱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백지선 감독님께서 러시아 선수들이 기술을 발휘할 시간을 주지 않도록 타이트하게 압박하라고 주문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사실 강력한 압박은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근성과 승부욕, 그리고 결정적으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한국이 2피리어드 한때 2-1로 앞섰으나 러시아에 연이어 실점하며 경기를 내준 것도 후반 들어 체력 저하로 인해 압박의 강도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1차전에서 두 번째 골도 압박을 통해 나왔습니다.

김기성이 상대 문전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러시아 수비수가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수비수의 실책을 유도하고 퍽을 가로챈 김기성은 친동생인 김상욱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결국 골로 연결했습니다.

강력한 압박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의 백 감독이 만든 시스템 북의 1장 1절에 나올 정도로 대표팀에서 가장 중요한 전술 중 하나입니다.

김상욱은 "아무래도 서양 선수들과 비교하면 체구가 작고, 그래서 힘에서 밀린다. 우리만의 장점과 무기를 개발한다면 올림픽에서 충분히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만의 장점과 무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스피드와 순간적인 움직임"이라고 했습니다.

김상욱은 또 "골 결정력이 떨어지는 점도 톱 디비전 선수들과의 차이라고 생각한다.지금부터라도 스킬 트레이닝을 착실하게 한다면 올림픽에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난공불락의 상대로 여겨졌던 러시아를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강팀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쉼없는 압박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기적을 노리는 대표팀의 키워드나 다름없습니다.

백 감독이 "20분 경기가 아니라 60분 경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것도 경기 내내 압박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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