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호', 세계 2위 러시아와 접전 끝에 2-5 패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 최강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바꿨습니다.

백지선(50·미국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늘(19일) 강릉 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린 러시아와 친선경기 2연전 2차전에서 2-5(1-1 1-2 0-2)로 패했습니다.

어제 1차전(3-4패)에서 불같은 추격전으로 러시아의 간담을 서늘케 한 한국은 오늘 2차전에서는 2피리어드 한때 2-1로 앞서는 등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1차전의 결과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습니다.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23위에 불과한 우리나라가 세계 최정상인 러시아(2위)를 상대로 이 정도의 경기를 할 거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참패만 면해도 다행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한국은 세계 최강팀을 상대로도 대결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동안의 비약적인 성장을 확인한 것은 물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희망을 밝혔습니다.

어제 1골 차 승부를 펼치며 자신감을 얻은 대표팀은 오늘 위축된 플레이를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경기 시작부터 강력한 포어체킹에 나서며 러시아의 창을 무디게 한 한국은 공격에서도 아시아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김상욱(안양 한라)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습니다.

첫 골은 1피리어드 3분 50초에 러시아가 먼저 뽑았습니다.

러시아 대륙간 아이스하키리그(KHL)에서 시비르 노보시비르스크 소속으로 팀 내 최다 포인트(54경기 21골 16어시스트)를 기록한 세르게이 슈마코프(24)가 탁월한 개인기로 한국 수비수들 사이를 휘젓고 들어가 골을 터트렸습니다.

한국은 4분 24초에 상대 골문 뒤에서 김기성이 뽑아준 패스를 안진휘(이상 한라)가 강력한 중거리 슬랩샷으로 꽂아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한국은 2피리어드 4분 33초에 성우제(한라)의 골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알렉스 플란테(한라)의 센터링이 러시아 선수의 스틱에 굴절되면서 절묘한 어시스트가 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한국은 11분 15초에 수비 뒷선을 허용하며 동점 골을 내줬고, 13분 33초에는 러시아에 리바운드 골을 허용했습니다.

한국은 3피리어드 들어 골리를 맷 달튼에서 황현호(이상 한라)로 바꿨습니다.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준 달튼이 빠지며 위기에 빠진 한국은 결국 6분 23초, 14분 16초에 4번째, 5번째 골을 연달아 얻어맞았습니다.

이번 친선전은 러시아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러시아가 대회 공식 경기장을 미리 체험하고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뛰는 간판스타들과 러시아 대륙간 아이스하키리그(KHL)플레이오프에 참가 중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 중에서 최고의 선수들을 데려왔습니다.

한국도 갑자기 대회 일정이 잡힌 탓에 공수의 핵심인 귀화 선수 마이클 스위프트와 브라이언 영(이상 하이원) 없이 경기를 치렀습니다.

대표팀의 센터인 마이크 테스트위드(안양 한라)는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