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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률 4%, 면세점 빚내 임대료…中 금한령 지방공항 패닉

탑승률 4%, 면세점 빚내 임대료…中 금한령 지방공항 패닉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추진 여파로 중국노선 운항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지방국제공항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지난 15일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 단체관광 전면 금지령을 내리면서 중국인 여객 수요가 급감한 탓입니다.

'큰손'이었던 중국인 이용객 발길이 끊기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친 지방공항 내 면세점이나 주요 식당가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국제선 이용객의 90% 이상이 중국인인 청주공항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지난 13일 오후 1시 47분 중국 닝보(寧波)를 출발해 청주에 도착한 이스타항공 JE892편은 텅텅 비다시피 했습니다.

전체 183석 중 9명만 타 탑승률이 4.9%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2시 35분 선양(瀋陽)에서 들어온 이스타항공 JE802편 역시 149석 중 48석을 채우는 데 그쳤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항공사들은 장기전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올여름 청주공항에서 6개 중국노선을 운항할 예정이었던 이스타항공은 옌지를 제외한 나머지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입니다.

다른 항공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청주공항서 중국노선을 운항하는 5개 항공사가 올 하계기간 띄우기로 했던 총 31편(1주일·편도기준)의 항공기 가운데 23편의 운항을 취소했습니다.

지난해 사상 첫 흑자 달성과 전국 공항 가운데 이용객 증가율 1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청주공항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선이라고는 중국노선이 유일한 무안공항의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지난해 200편(중국∼무안) 가깝게 운항했던 전세기가 올해는 단 한 편도 없습니다.

주 2회 운항하던 아시아나항공의 베이징(北京) 정기노선 운항도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한 달가량 한시적으로 중단됩니다.

정기노선 운항마저 줄거나 중단되면 가뜩이나 썰렁한 무한공항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옵니다.

중국인 이용객 의존도가 높지 않은 부산 김해공항과 대구공항도 사드 여파를 피해 가지는 못했습니다.

에어부산은 부산과 시안(西安)을 잇는 노선을 오는 27일부터 내달 20일까지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입니다.

대한항공도 내달 2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부산과 상하이(上海), 난징(南京)을 잇는 2개 노선 운항을 26회 감축할 계획입니다.

대구공항은 지난해 1∼3월까지 34편에 달했던 전세기가 올해는 단 1편도 없습니다.

제주공항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7일 오전 제주공항 국제선 도착 대합실에는 싼커로 불리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이나 동남아시아 국적 관광객만 간간이 보일 뿐 썰렁했습니다.

이날 제주공항과 중국 각 지역을 연결하는 항공편은 출발 13편, 도착 11편으로 작년도 같은 날 출발·도착 각 20편에 비해 출발편은 7편, 도착편은 9편이 줄었습니다.

중국인 이용객 감소는 비단 항공계뿐만 아니라 공항 내 면세점과 식당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청주공항 내 시티면세점은 중국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면서 폐업 위기에 처했습니다.

2014년 12월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대기업이 주도하던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이 업체는 27개월간 단 한 번도 임대료를 연체하지 않고 납부해왔으나 최근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지난달 하루 매출이 100만원이 채 안 되는 날도 있을 정도로 매출이 급감했다는 게 면세점 측 설명했습니다.

공항 내 식당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주공항 내 한 음식점 관계자는 "입국 중국인이 급감, 예전보다 40% 정도 매출이 줄었다"며 "그나마 국내선 이용객이 있어 겨우 풀칠하는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사드 여파로 타격을 받은 업계를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관계기관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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