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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게 물렸어요"…응급실에만 하루 1∼3명꼴

"반려동물에게 물렸어요"…응급실에만 하루 1∼3명꼴
임신부인 A씨(27.직장인)는 1년 전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한테 손가락을 물려 1㎝가량으로 찢여졌지만 임신 23주째인 데다 직장에 다니는 터라 병원 치료를 미뤘습니다.

하지만 1개월 뒤에도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주변 손가락까지 심하게 붓고 통증까지 심해 동네병원을 찾았다가 결국 대학병원 성형외과까지 가야했습니다.

1.5cm 크기의 고름 주머니와 골수염이 관찰돼 수술을 받고, 1년 여에 걸친 추적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개와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A씨와 같은 '동물 교상' 사례도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200만명 이상의 환자가 동물한테 물려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전체 응급실 내원 환자의 약 1%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강형구 한양대의대 응급의학교실 교수는 "국내에도 동물 교상 환자가 만만치 않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요즘 응급실에만 하루 평균 1∼3명의 동물 교상 환자가 찾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개나 고양이의 송곳니에 물리면 깊은 관통상을 일으켜 힘줄과 신경이 손상될 수 있고, 관절을 건드리면 장애를 유발하거나, 흉터를 남겨 장기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세균 감염률이 높고, 다양한 바이러스를 옮기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 매년 100만명 이상이 개에 물려 상처를 입는데, 이는 병원치료를 받는 동물 교상의 80~90%를 차지합니다.

개한테 가장 많이 물리는 연령대는 10세 미만이며, 성인은 주로 손이나 다리를 물리지만, 소아는 머리나 목 부위를 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치명적인 개 교상은 대부분 개의 주인이나 친숙한 사람을 상대로 발생했으며, 떠돌이 개에 의해 발생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고양이에 의한 교상은 미국에서 매년 30만건 정도 발생하는데, 이는 전체 교상 중 5∼15%를 차지하지만 날카로운 이빨 때문에 조직과 관절에 더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고양이 교상의 특징은 피부 상처가 작아서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다가 상처를 키워 상당수가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이후 병원을 찾지만, 이때는 2차 감염으로 치료가 늦거나 장애를 남길 수밖에 없습니다.

고양이에게 물렸을 때의 감염률은 개보다 2배 이상 높으며, 할퀸 상처는 심내막염이나 뇌수막염, 골수염 등의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A씨의 사례를 대한창상학회지에 보고한 박은수 순천향의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평소 아끼던 애완동물이 상처를 냈다고 해서 그냥 방치했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만약 상처 부위가 깊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소독약 등으로 응급처치를 하고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게 좋다"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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