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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걸그룹 데뷔 약속"…미성년 연습생들에 술접대·성폭행

<앵커>

한 연예 기획사 대표가 가수를 꿈꾸는 10대 연습생들에게 술 접대를 시키고 심지어 성폭행까지 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어린 연습생들에게 마치 제왕처럼 행세하는 일부 기획사의 횡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기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년 전, 당시 18살이던 이 모 양은 가수를 꿈꾸며 한 연예 기획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양은 이 회사 대표 32살 김 모 씨로부터 다른 남성들에게 술접대를 하도록 수차례 강요당한 뒤 실제로 술접대를 했다고 합니다.

[연습생 이모 양 : '돈 많은 사람 있으니까, 잘 보여야 하니까 잘 입고 와라'(라며…) (의상) 검사를 받았어요.]

김 대표는 이 양을 포함한 연습생 3명에게 걸그룹 데뷔를 약속하며 합숙을 제안했습니다.

김 씨는 기획사가 차려진 이 건물 4층에 숙소를 마련해놓고 걸그룹 데뷔를 시켜주겠다며 연습생들을 합숙시켰습니다.

그런데 소속사 대표는 연습생들에게 자신과 같은 침대를 쓰도록 강요했습니다.

[연예기획사 전 이사 : 그 상황을 (대표가) 왕 같이 즐기면서…저는 아방궁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이 양은 결국 소속사 대표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습생 이모 양 : '벗으라면 벗어야지. 그것도 못하면서 연예계에 가려고 하느냐'(라고…) 수치스럽고 상처 많이 받았어요.]

견디다 못한 이들은 소속사를 떠나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소속사 대표가 거액의 위약금을 물리겠다고 협박했다는 겁니다.

[연습생 박모 양 : 아버지가 (전직) 경찰청장 (출신)이라고 저희를 협박했거든요. '너희가 나간다고 하면 다 (소송에서) 이겨줄 테니까 나갈 테면 나가봐라.']

[하재근/문화평론가 : 육성 시스템 속에서는 연예인 지망생이 절대적인 '을'일 수밖에 없어서 언제든지 이들의 인권이 침해당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취재진은 기획사 측에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대표 김 씨는 끝내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소속사 대표 아버지 : 저희 지금 수사 중이니까 이야기할 수 없어요.]

경찰은 기획사 대표에 대해 청소년보호법 위반과 성폭행 등의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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