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사망 전 거액 달러·귀금속 소지"…北에 갈까 가족에 갈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달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 당시 1억 3천만 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소지했다는 보도가 나와 거액이 어디로 넘겨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말레이 현지 중문 매체 중국보(中國報)는 김정남이 피살 당시 100달러짜리 지폐로 12만 달러(약 1억3천6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금장식품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오늘(16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가 전날 김정남이 소지했다고 보도한 1만 달러의 12배에 달하는 거액입니다.

일본 민방 TV아사히 계열의 ANN은 김정남이 1억엔(10억 원) 이상에 달하는 현금과 보석을 소지했었다고 보도하는 등 매체별로 구체적인 금액에 대한 보도가 엇갈리지만, 김정남이 피살 당시 거액을 소지했을 확률은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는 1만 달러 이상을 소지한 채 출입국할 경우 자국 은행과 관세청에 신고하도록 돼 있지만, 김정남은 위험을 무릅쓴 채 장거리 출장 때마다 거액을 들고 다녔습니다.

이 신문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미인계와 화학무기를 이용해 김정남을 독살한 북한 특수요원들이 김정남이 거액을 지닌 것을 알았지만, 유일한 임무였던 암살을 완수하기 위해 현금을 건드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말레이 당국은 김정남이 소지했던 현금과 귀중품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사건 종료와 더불어 '적당한' 주인을 찾아 건넬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상 유품은 유가족에 넘긴다는 점에서, 김정남이 생전에 함께 기거해온 마카오 거주 둘째부인 이혜경씨와 한솔·솔희 남매에게 건네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물론 베이징 거주 첫째부인 신정희씨와 금솔이 대상일 수도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말레이 당국은 이들을 보호하는 중국 등과의 협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말레이 당국은 김정남 가족의 협조를 얻어 DNA 검사로 신원확인을 했다고 밝혀, 유품 전달로 같은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레이 당국이 김정남 사건의 공식적인 마무리를 위해 북한과의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 과정을 통해 시신을 북한에 인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유품이 북한에 넘겨질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말레이 측에 시신 인도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습니다.

말레이 경찰은 지난달 20일 김정남 암살 용의자 리정철(47)을 체포했을 당시 그의 아파트에서 100달러 지폐로 3만8천 달러를 확보했으나, 그를 추방하면서 이를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