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립 로스쿨 장학금 신청자 과반수가 소득 상위 20%

올해 서울지역 사립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취약계층 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의 과반수는 소득이 상위 2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올해 1학기 로스쿨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는 4천188명으로 정원(약 6천명)의 약 70% 수준이었다.

신청자 수를 소득분위별로 나눠 보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2.7%, 소득구간 하위 10%인 1분위 학생은 13.2%, 2분위는 9.3%로 전체 신청자의 4분의 1가량이다.

이에 비해 경제적으로 가장 부유한 10분위 학생은 신청자의 37.2%에 달했다.

소득구간은 월 소득 평가액과, 집·차량 등 재산을 월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쳐 산정하는데 올해 1학기 1분위 가구의 소득은 약 134만원 이하, 10분위는 1천295만원 초과다.

지역별로 나눠보면 고소득 학생의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 비율은 더 높아진다.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사립 로스쿨 10곳의 경우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 가운데 소득 10분위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 가까운 46.5%였다.

9분위까지 합하면 절반 이상인 56.3%다.

취약계층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 상당수가 소득 수준이 높거나 등록금이 부담스럽지 않은 경제적 여건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제 고소득 학생의 비율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이들 10개 대학의 기초수급자∼소득 2분위 학생의 장학금 신청자 비율은 19.3%였다.

국·공립 로스쿨을 대상으로 보면 취약계층 장학금 신청자 중 기초수급자∼2분위 비율은 31.0%다.

소득 10분위 학생의 비율은 28.1%, 9∼10분위 학생의 비율은 37.7%로 서울지역 사립대보다 20%포인트가량 낮다.

로스쿨이 부유층 자제들에게 유리한 법조인 양성 수단이라는 비판이 일면서 정부는 각 대학의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고 장학금 혜택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내놨다.

올해 전국 로스쿨의 연평균 등록금(1학기 등록금×2)은 1천420만원, 한때 2천만원을 바라봤던 사립대 로스쿨의 연평균 등록금은 1천68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 사립 로스쿨의 고소득 학생 비율을 고려하면 다양한 배경과 소득 수준의 학생들이 진학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는 중간층 학생들의 로스쿨 진학을 촉진하기 위해 장학금을 계속 늘리고, 직장 일과 로스쿨 수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올해 2학기부터 로스쿨의 야간수업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야간수업은 야간과정 학생을 별도로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직장에 다니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수업을 저녁에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로스쿨 진학 때문에 직장을 포기하기 쉽지 않은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이밖에 장학금을 확대하는 등 다른 개선책도 적용해 로스쿨의 계층 다양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