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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악재 쏟아져…사드 보복, 면세점 수사, 경영권 분쟁

롯데에 악재 쏟아져…사드 보복, 면세점 수사, 경영권 분쟁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지난 6~9월 비자금 관련 검찰 수사 이후 다시 안팎으로 겹친 악재 탓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말 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한 뒤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로부터 규제와 불매운동으로 '난타'를 당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데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불씨까지 되살리고 있기 때문이다.

◇ 소비자의 날 '타깃'되면 中 사업 마비될 수도

롯데는 이달 들어 불과 보름만에 중국 사업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유통계열사 롯데마트가 집중 표적이 됐다.

중국 당국이 사소한 소방 시설기준 위반을 이유로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중단 처분을 남발하더니, 현재 문을 닫은 롯데마트 수가 전체 중국 롯데마트(99개)의 절반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이에 따른 매출 손실 규모는 최소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중국 당국의 '롯데 때리기'는 유통 부문에서 제조 부문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중국 상하이 소재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 초콜릿 공장은 지난 6일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을 거쳤고, 그 결과 다음 달 6일까지 한 달 동안 '생산 중단' 명령을 받았다.

중국 당국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와 기업들의 반(反)롯데 감정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달 초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 시의 신정완쟈스다이 광장에서는 중국인들이 롯데의 소주(처음처럼)와 음료를 박스 채로 쌓아두고 중장비로 파괴하는 '과격 시위'가 벌어졌고, 중국 현지 업체들은 속속 "롯데와 거래하지 말라"고 내부 지침을 내리고 있다.

여기에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관영방송 CCTV 등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등에 롯데 계열사가 언급돼 '롯데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경우, 과거 '티베트 독립 지지' 논란으로 프랑스 까르푸가 중국에서 홍역을 치렀듯, 롯데 중국 사업은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우려된다.

◇ 부담스러운 면세점 특혜 의혹 수사 재개설

이처럼 초조함에 속에 중국 현지 분위기를 살피던 롯데에 이날 두 가지 나쁜 소식이 더해졌다.

하나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최근 면세점 인허가를 담당하는 관세청 직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면세점 특혜' 등과 관련된 롯데와 SK의 박근혜 전 대통령 또는 최순실 씨에 대한 뇌물 혐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관 모금을 통해 최순실 씨가 설립을 주도한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에 각각 17억 원(롯데케미칼), 45억 원(롯데면세점)을 출연한 데다, 작년 5월 말에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엘리트 체육 시설 건립' 계획에 70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검찰 압수수색(6월 10일) 하루 전인 6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에 걸쳐 돌려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출연의 대가로 지난해 3월 14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한 뒤 롯데가 바라는 대로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발급이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특혜는 커녕 2015년 11월 잠실 면세점(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한 데다, 지난해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도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3월 14일)보다 앞선 3월 초부터 이미 언론 등에서 거론된 만큼 독대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 롯제제과·칠성 지분 확보 나선 신동주…롯데 "의미 없다"

또 하나는 지난 2005년 7월 이후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수상한' 움직임이다.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제과 지분(6.8%)과 롯데칠성 지분(1.3%)에 대한 압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분의 가치는 총 2천100억 원에 이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월 말 "지난해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부과된 2천126억 원의 증여세를 전액 납부했다"며 "세금은 일시에 납부하되, 필요한 자금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단 충당하고, 추후 신격호 총괄회장은 시간을 갖고 보유한 자산 등의 처분을 통해 이를 변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간단히 말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내야 할 증여세를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빌려줬다는 얘기다.

이번 압류는 이 채무 관계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 총괄회장이 맏아들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한 달여 전 2천억 원 이상의 돈을 빌렸는데, 이 빌린 돈을 받는다는 명목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확보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기습' 지분 확보에 롯데는 일단 "대세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롯데칠성의 신 총괄회장 지분은 미미하고, 제과의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자신의 지분(3.96%)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6.83%)을 더해 10.79%의 지분율로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2대 주주가 되더라도, 롯데알미늄 등이 신동빈 회장(8.78%)의 우호 지분인만큼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롯데제과는 올해로 50년을 맞는 롯데그룹의 '뿌리'이자 향후 지주회사 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열사다.

따라서 만약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확보한 제과 등의 지분을 앞세워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순환출자 해소나 계열사 간 지분 정리 작업에 어떤 형태로든 '딴지'를 걸며 방해할 가능성 정도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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