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대우조선에 최대 3조 신규지원 가닥…광범위한 채무 재조정 전제

금융당국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해양에 신규자금 2조원에서 3조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책은행·시중은행·회사채 채권자 등 대우조선과 관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광범위한 채무 재조정을 통해 손실을 분담한다는 걸 전제로 신규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금융위원회와 채권단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이 담긴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방안이 오는 23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 결정은 차기 정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으나, 금융당국이 현시점에서 결단을 내리기로 한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은 다음달 21일 4천4백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옵니다.

현재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이 7천억원 규모라 4월 회사채는 막을 수 있겠지만 7월엔 3천억원, 11월 2천원의 회사채 만기가 또 돌아옵니다.

현재 수주가 워낙 부진해 선박을 건조하고 회사를 운영할 자금도 5월이면 말라버릴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한두 달만 버틸 수 있는 미봉책을 내놓고 대우조선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길 경우 부작용이 훨씬 크다고 판단했다"며 "시계를 중장기적으로 넓힌 지원방안을 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우선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구조조정의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로 했습니다.

대우조선의 채무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신규자금을 지원하더라도 또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 여신의 출자전환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은행은 이미 지난해 대우조선에 빌려준 돈 1조8천억원을 주식으로 바꿨는데, 연이어 추가 출자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회사채 채권자에 대한 채무 재조정도 예상됩니다.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조선 회사채는 1조5천억원 규모입니다.

정부가 오는 23일 입장을 밝히는 건, 대우조선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사전에 명확히 밝혀야 채권자들이 동참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채무 재조정에 성공할 경우 신규자금을 공급해 대우조선이 유동성 위기를 넘기도록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현재 생각입니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의 2016회계연도 결산결과, 연간 수주 전망 등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상황에서 2021년까지 부족자금 2조∼3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아닌 정상적 상황에서 대우조선의 연간 수주금액이 110억∼120억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2015년 10월 4조2천억원 지원을 결정했으나 실제 수주금액은 15억5천만달러에 그쳐 부족자금 규모가 커진 것을 감안한 겁니다.

신규자금 지원은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시중은행의 경우 선수금 환금보증 발급 재개를 요청받을 수 있습니다.

관건은 여론과 정치권, 관계 기관들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2015년 4조2천억원 지원을 결정했을 때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한다는 비판이 거셌는데, 또 자금을 투입한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결정하더라도 대우조선이 이미 수주한 배를 건조해 내보내는 데 돈이 들어가며, 이는 정상화를 위한 지원 규모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일단 올해 고비를 잘 넘기면 대우조선이 회사 규모를 줄여가며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