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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LA 보안관 벨트버클 색깔 교체에 30만 달러 '구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경찰국의 보안관 복장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기존의 은색 벨트 버클을 황금색으로 교체하는 데 30만 달러(3억4천500만 원)의 예산을 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경찰국이 범인을 제압할 인력이나 장비를 늘리는 데 돈을 쓰지 않고 쓸데 없는 곳에 예산을 투입한다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1만8천여 명의 보안관 정복에 채우는 버클 금속 색깔을 은색에서 금색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벨트 버클은 황동으로 만들어진다.

경찰국은 금색 버클이 금색 넥타이 핀, 역시 금색인 명찰 띠, 여섯개 꼭지점이 있는 별 모양 배지와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부연 설명이 더 가관이다.

맥도널 국장은 "보안관에게는 첫 인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신뢰성과 안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보안관 정복의 쇠붙이 장식물을 온통 황금색으로 '깔맞춤'함으로써 좀 더 반듯한 이미지와 함께 주민들에게는 신뢰감을, 잠재적인 범죄자들에게는 더 강한 인상을 각각 심어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게다가 황금색 버클이 보안관들을 더욱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바꿔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곁들여졌다.

경찰국은 이미 벨트 교체 디자인 비용 등으로 10만 달러를 지출했다.

한술 더 떠 내년에는 키홀더와 경찰봉 링의 금속 색깔도 황금색으로 바꿀 계획을 하고 있다.

맥도널 국장은 "황금색 벨트 버클이 유니폼을 끝맺음 할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화룡점정'이란 말이다.

LA 보안관들에게 발송된 뉴스레터에는 "일관된 유니폼 외관은 전략적 패키지의 일환"이라는 표현도 쓰였다.

하지만, 다소 호사스러운 벨트 교체 소식이 전해지자 보안관들 사이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며 볼멘소리가 나온다.

경찰국이 지난 몇 년간 재정 압박에 시달리면서 1천 명에 달하는 정규 보안관 자리를 비워놓은 채로 있고, 이 때문에 부보안관급 근무자들은 연일 계속되는 맞교대 근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LA 보안관협의회 회장인 론 에르난데스 경위는 "예산 지출은 조직이 기름을 잘 쳐놓은 기계처럼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쓰여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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