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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합 시련…브렉시트부터 애증의 터키까지

NYT "와해위기 이번 주에 동시다발적 실체로"<br>분열조장 극우 제도권 진입…떠나는 영국도 분열 조짐

잠복한 온갖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돌출하면서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이 지향해온 통합체제가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극우 득세, 가까이도 멀리할 수도 없는 터키의 도발, 영국 자치정부의 독립 움직임까지 유럽은 연일 혼란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유럽 와해위기가 이번 주에 더 생생한 실체로 다가왔다"며 "유럽이 앓는 가장 깊은 문제의 원인이자 증상으로 볼 수 있는 여러 위기가 한꺼번에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가장 먼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네덜란드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이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15일로 예정된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자유당(PVV)이 5∼15석을 추가로 확보해 제1당이나 2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가 역시 올해 선거가 예정된 프랑스와 독일에서 포퓰리스트의 선전을 대처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극우 정당이 정권을 잡을 만큼 의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주류 정당이 포퓰리스트 정책을 차용하도록 힘을 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네덜란드 총선의 결과는 빙산의 일각으로 지적됐다.

NYT는 진짜 시험은 선거 당일이 아닌, 이후 몇 년간 주류 정당이 소수 극우파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진짜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의 개헌 시도로 촉발된 터키와 유럽 간의 긴장 관계도 분열을 촉발할 수 있는 하나의 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개헌 국민투표를 추진하면서 유럽 각국에서 개헌 지지집회를 개최하다가 네덜란드, 독일에서 제동이 걸렸다.

그 뒤에 터키는 막말을 쏟아내며 연일 유럽 국가들을 도발해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NYT는 터키와 네덜란드, 독일 등이 각각 투표를 앞두고 내부 정치 상황을 고려해 행동을 취하고 있는 만큼 투표 뒤에는 긴장이 완화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투표 뒤 네덜란드에서 극우 세력의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터키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개헌 국민투표 가결을 통해 비민주적 절차로 권력을 모으더라도 여전히 불안을 느낄 것으로 봤다.

이럴 경우 유럽과 터키는 지금과 같은 논쟁을 더 많이 반복하면서 상대를 향한 대중적 분노를 키워 진정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NYT는 분석했다.

유럽으로서는 난민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터키가 필요하지만 터키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다가는 분열을 촉진하는 극우를 키우는 셈이 되는 터라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신문은 영국 의회가 정부의 브렉시트 절차 개시권 승인으로 영국의 EU 탈퇴가 한층 가까워졌다는 점도 주목했다.

그에 따라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 나타나고 있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시도도 유럽통합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니콜라 스터전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영국이 스코틀랜드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EU 단일 시장에서 탈퇴했다며 독립 주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 신페인당도 영국 정부가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북아일랜드를 EU에서 떼어내려 한다며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묻는 국민투표 시행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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