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10명 중 7명 태국 통해 입국…하나원 수료생 조사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탈북민 10명 중 7명 이상은 태국을 통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14일 작년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수료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2%가 태국을 경유해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어 라오스와 중국 순이었다.

탈북 동기는 생활고(56%)가 가장 많았고, 자유에 대한 동경이 뒤를 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2~3년을 보면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 좀 더 나은 삶에 대한 바람 등을 이유로 탈북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의 직업은 노동자·농장원이 48%로 절반 가까이 됐다.

현재까지 국내에 입국한 탈북민은 모두 3만391명으로, 올해 들어서는 183명이 입국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초에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조금 줄었는데 3월부터는 다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탈출한 뒤 제3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최근 짧아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제3국 체류 기간이 짧은 사람일수록 처음부터 한국 입국을 위해 탈북한 경우가 많다.

정부는 한국행을 기다리며 제3국에 수용된 탈북민에 대해서도 해당국 정부와의 협력하에 현지 공관을 통해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헌법상 탈북민도 우리 국민"이라며 "탈북민이 최대한 편안하게 지내다 입국할 수 있도록 수시로 출장을 가서 현지 당국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원은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탈북민을 위한 심리상담사나 결핵 등 치료를 위해 의료진을 현지에 파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리 재외공관에서 음식 등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국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민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행선지로 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도 탈북민을 돕는 동남아지역 비정부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측면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민주주의와인권노동국은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3국의 난민과 망명 지원단체들의 보조금 신청을 받고 있으며, 탈북자를 돕는 단체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는 단체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근거지로 탈북민과 난민 지원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곳으로 국한된다.

심사를 통과한 단체는 오는 8월 1일부터 연간 20만 달러(약 2억3천만원)에서 최고 55만 달러(약 6억3천만원)까지 지원을 받게 된다.

신청서 접수 마감은 다음달 5일까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