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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행진' 에르도안 "메르켈 테러범 지원한다"

메르켈 "터무니없다…도발 경쟁 가담할 생각 없어"

'막말 행진' 에르도안 "메르켈 테러범 지원한다"
터키 개헌 찬성 집회를 불허한 유럽 국가를 겨냥해 막말을 쏟아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번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13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터키 아하베르 방송과 인터뷰에서 터키 정부가 터키 쿠르드 반군과 지난해 실패로 끝난 터키 군부 쿠데타와 관련된 인물 자료를 독일 정부에 전달했으나 협조가 없다며 메르켈 총리가 "테러리스트를 지원한다"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메르켈 총리의 이름을 언급하며 "당신은 왜 테러리스트를 숨겨주느냐, 또 왜 당신은 아무 일도 안 하느냐"며 "당신이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독일 정부는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런 주장에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메르켈 총리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가 에르도안 대통령이 촉발한 "도발 경쟁"에 일조할 생각이 없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하겠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일 비판은 처음도 아니다.

지난 5일에는 독일 지방정부가 터키 장관들이 참석할 예정이던 터키 개헌 찬성 집회를 불허한 데 대해 "당신들의 행동은 나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비난해 독일 국민의 공분을 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일 외에 터키 개헌 찬성 집회를 불허한 네덜란드와도 각을 세우고 있다.

네덜란드가 지난 11일 로테르담에서 열릴 예정이던 터키 개헌 찬성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네덜란드를 방문하려던 메블리트 차우쇼루 터키 외무장관의 비행기 착륙을 불허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치', '파시스트' 등의 단어로 네덜란드를 맹비난했다.

또 터키 주재 네덜란드 대사 직무대항을 불러 항의하고 해외에 있는 네덜란드 대사는 당분간 돌아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13일에는 누만 쿠루툴무시 터키 부총리가 "네덜란드가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보상하지 않는 한 장관급 이상 회담을 모두 연기한다"며 고위급 회담 보류를 선언했다.

터키가 이처럼 개헌 찬성집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터키 내 개헌 찬반 여론이 비등해 재외국민 투표가 개헌 통과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터키가 유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국내 개헌 찬성 여론을 늘리려는 계산도 숨어있다.

다음달 16일 국민 투표가 실시되는 이 개헌안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법원 고위인사 인사권을 부여하고 국가비상사태 선포·운영권 등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개헌안이 통과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9년까지 집권이 가능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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