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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한 朴 전 대통령 사저…지지자들 '한달치 집회 신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남구 삼성동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인 13일에도 사저 안팎은 분주했다.

집 밖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취재진이 뒤엉켜 소란스러웠고, 집 안은 4년 넘게 비워뒀던 공간을 다시 채우느라 바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 십여 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전날부터 밤새 사저 앞 골목을 지켰다.

이들은 해가 뜰 무렵부터 '억지 탄핵', '탄핵무효'를 외쳤다.

오후 2시에는 '박근혜지키미결사대'가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에 불복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신변안전과 심리적 안정을 경호하겠다"며 다음달 12일까지 집회를 하겠다며.

강남경찰서에도 신고접수를 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집 앞에 모인 지지자 숫자가 점점 늘어나자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차량이 이동할 통로를 확보했다.

지지자들은 이날도 언론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촬영기자가 건물에 올라가지 못하게 막다가 경찰에 제지 당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취재진이 박 전 대통령의 집안을 사진 찍는 것은 불법이며 인권침해라며 112에 신고했다.

한 중년 남성과 중년 여성은 여자 기자를 향해 입에 담기 민망한 성희롱 발언가 욕설을 쏟아냈다.

함께 있던 지지자들은 웃으며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사저 앞을 지나가던 어린이집 봉고차 안에 앉아있던 선생님은 함께 탄 아이들에게 욕설이 들리지 않도록 열어뒀던 창문을 황급히 닫았다.

청와대 경호인력은 해가 뜨기 전부터 사저를 들락날락하며 박 전 대통령의 복귀 후 첫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이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거나 청와대 경호원을 상징하는 배지가 보이지 않게 뒤집어 다는 등 신분 노출을 최소화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전날 집으로 돌아올 때 타고온 에쿠스 차량은 오전 9시20분께 밖으로 나갔다가 12시40분께 집으로 돌아왔다.

뒷좌석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서 누가 타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정수기 1대와 생수 2통을 실은 트럭이 오전 8시 50분께 집 앞에 도착했다.

잠시 후 이 트럭은 대형 온풍기를 싣고 나왔다.

집 안에서는 서류뭉치로 가득 찬 박스와 오래된 책상 2개가 트력에 실려나갔다.

집 근처 CCTV도 교체했다.

자유한국당 조원진 의원이 오전 10시 10분께 홀로 박 전 대통령의 집을 찾았다.

조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저에 들어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나 80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동네 주민 김희진(77)씨는 "박 전 대통령이 돌아와서 불편한 건 없지만 밤늦게까지 태극기 흔들고 소리 지르는 사람과 이를 취재하려는 언론 때문에 좀 힘들기는 하다"고 토로했다.

사저 바로 옆 건물에 사는 이모(63)씨는 "자기 뜻을 밝히는 건 좋은데 주위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니까 문제"라며 "소리 좀 줄여달라고 했더니 시끄러우면 당신이 이사 가라고 말하더라"고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경찰은 사저 주변에 방범순찰대 1개 중대와 우발상황에 대비한 3개 중대 등 경찰병력 320여명을 투입해 관계자 외 사저 접근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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