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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재판' 이끈 이정미…6년 임기 마치고 '소소한 퇴장'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재판장을 맡아 38일간 온 국민의 시선을 모았던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퇴장은 소소하고 담백했다.

13일 오후 2시 34분께 김이수(64·연수원 9기) 차기 소장 권한대행 등 헌법재판관 7명과 헌재 직원 30여명이 청사 1층 중앙홀에 모였다.

잠시 후 재판관 전용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서 이 권한대행이 내리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멋쩍은 표정으로 잠시 당황하던 이 대행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환송하러 나온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석별의 아쉬움을 나눴다.

악수하는 내내 박수 소리는 잦아들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김이수 재판관과 악수를 한 후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좌중을 둘러본 이 대행은 이내 돌아서서 준비된 차에 탑승했다.

미리 대기하던 3대의 차량이 순식간에 따라붙으면서 이 대행이 탄 차와 뒤섞였다.

오전부터 헌재 청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탄핵반대 측 시위자들을 의식한 경호 방식이었다.

이 대행이 탄 차량 행렬이 헌재 정문을 나서자 여기저기서 고함이 들렸다.

일부는 대통령 파면 결정을 환영하며 이 대행을 응원하는 소리였지만, 일부는 이 대행에게 야유를 퍼붓는 소리도 섞였다.

차량은 재빠르게 헌재 앞 도로를 빠져나갔고, 군중도 삽시간에 흩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열린 이 대행의 퇴임식은 헌재가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직후라는 점이 부담된 듯 간소하게 진행됐다.

안전상의 문제로 이 대행의 가족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9분간의 짧은 퇴임사를 마친 이 대행은 청사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 재판관들과 함께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이후 약 2시간 동안 재판관실에 머물며 6년 동안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정리했다.

세계의 주목을 받은 세기의 재판을 진두지휘한 재판관의 퇴임식치고는 초라한 마무리였다.

이 재판관은 이날 퇴임으로 1987년 판사 임관 이래 30년간의 공직 생활도 끝냈다.

다만 공식적으로 이 대행의 임기는 이날 자정에 종료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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