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국 기업 70% "트럼프 이후 사업계획 수립 어려워져"

미국에 있는 한국기업 10곳 중 7곳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와 미국대한민국상공회의소(코참)는 미국 내 한국기업 250개 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5∼21일 '트럼프 신정부 출범이 미국 주재 한국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문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현재까지 미국 내 사업환경 변화를 묻는 항목에서 '미국 내 투자·사업 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느냐'는 문항에 '그렇다'·'매우 그렇다'고 답한 기업은 72%에 달했다.

'미국 기업과의 상담·거래에서 부정적 영향이 감지되느냐'는 문항에는 41%가 '그렇다'·'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자사 미국 현지 공장의 근로자·원부자재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41%를 기록했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응답이 57%로,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는 응답 24%의 2배를 웃돌았다.

'수입규제 강화'는 82%, '국경조정세 부과'는 76%,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은 52%가 '매우 부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반면에 '미국 내 법인세·소득세 감면'은 72%, '비즈니스 규제 완화'는 58%가 '긍정적' 혹은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조치 중 가장 우려되는 것으로는 61%가 '관세부담 증가'를 1순위로 꼽았다.

트럼프 정부 이후 증대된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미국 현지 투자 확대'(35%), '신규시장 개척'(26%), '원부자재 공급처 전환'(22%) 등의 응답이 많이 나왔다.

우리 정부의 역할로는 가장 많은 37%가 '민관 협동 대미(對美) 아웃리치(접촉) 활동 확대'를 요구했다.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확대'와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의 맞대응'은 각각 27%와 21%로 집계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한미 협력을 강화하고 성장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