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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北 핵전력 증강에 한반도 전쟁촉발 오판우려 고조"

북한의 빠른 핵전력 증강으로 한반도의 긴장 관계가 높아져 자칫 작은 '오판'이 전면전마저 불러올 일촉즉발의 상황이 조성됐다는 미국 언론의 경고가 나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사실상 실패나 다름없는 첫 핵실험을 강행했던 북한이 이제는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며 미국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차 핵실험 당시 위력은 1kt(킬로톤)에 불과했고, 미 행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도발에 불과하며, 핵탄두나 발사체 개발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다.

10년이 흐른 지금 그러한 미국의 자신감은 사라졌다.

지난해 북한은 고체연료를 사용해 이동이 쉽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한 2단계 탄도 미사일을 첫 발사했다.

최근에는 일본의 미국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을 연쇄적으로 4기나 쏘아 올렸다.

미 본토 도시를 겨냥한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는 맹세가 허언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셈이다.

우드로윌슨센터의 핵확산 전문가인 로버트 리트왁은 현재 북한이 20개의 핵폭탄과, 나아가 수십 개를 더 만들 수 있는 충분한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내가 처음 이 분야에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북한이 영국이 보유한 핵폭탄의 거의 절반 수준을 확보하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는 더 이상 외로운 독재자가 협상을 유도하려고 관심을 끌려는 행동이 아니다"며 "이제는 입증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 실험의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전력 강화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외교적 노력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이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격추할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다.

북한의 발사대와 지휘 센터를 선제 타격할 미사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핵 시설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겨냥한 집중적인 사이버 전자전을 펼쳐 상당수 미사일 발사를 실패하게 만드는 등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양측의 전력 증강은 한반도에서의 전면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이나 일본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더 이상 '자살 행동'이 아닌, 미국의 개입을 차단할 전쟁 억지력으로 여긴다.

미국은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확충으로 무력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작은 사고라도 하나 일어나면 자칫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등 한국 정국의 혼란, 미국의 검증되지 않은 새 행정부 출범 등은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을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위기가 발생하면 모든 이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잃어버린다'는 생각으로, 선제공격을 먼저 해야 한다는 관념에 휩싸이게 된다"며 갈수록 커지는 위험은 바로 이러한 '오판'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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