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2월 고용'…트럼프가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오바마!

최대식 기자 dschoi@sbs.co.kr

작성 2017.03.12 11: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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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23만 5천 개나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돈 성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기사들을 트위터에 링크한 뒤 "+ 235,000" 이라는 숫자까지 직접 적어 올렸습니다. 미 노동부가 통계를 내놓은 지 22분 만에 백악관 대변인이 이 수치를 트위터에 올리는 바람에 통계지표 발표 1시간 내에는 인용할 수 없도록 한 연방정부 지침까지 어겼습니다. 그렇게 일자리를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이 온전히 집권한 첫 달, 훌륭한 고용 성적표에 고무되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유례없이 따뜻한 날씨가 영향을 미치긴 했습니다만 새해 들어서도 고용시장 호조세가 이어진 점이 확인되면서 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장애가 됐던 마지막 걸림돌마저 사라졌습니다. 여기에 실업률은 지난 1월 4.8%에서 4.7%로 떨어졌고 시간당 평균임금은 1년 전에 비해 2.8%나 올랐습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서 쓸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임금을 더 줘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미 중앙은행이 가장 눈여겨볼 지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시간당 평균임금일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금리인상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3번'으로 예고할 때까지만 해도 올해 금리가 '2번' 또는 '3번' 오를 것이라는 논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3번' 오를 것인가 '4번' 오를 것인가를 놓고 의견들이 엇갈립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각종 변수에 따라 이런 전망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2016년 미국의 기준금리가 '4번' 오를 것이라는 예고 속에 '3번'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였지만 결국은 1번밖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고용은 경기의 방향을 미리 알려주지는 못하는 지표입니다. 오히려 경기보다 한 템포 늦게 움직입니다. 경기 후행지표에 속합니다. 경기가 좋아져도 기업들이 선뜻 사람을 새로 뽑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른 생산요소와 달리 사정이 나빠졌다고 해서 금방 해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경기가 좋아진 것을 충분히 확인한 다음 채용 인원을 늘립니다. 그래서 보통 고용은 경기에 6개월 정도 후행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빠르면 석 달, 길게는 1년까지 늦춰 잡는 견해도 있습니다.  
연설하는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꼭 8년 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한 첫 해인 2009년 2월의 고용 성적표를 보겠습니다. 미 노동부 홈페이지를 보면 비농업부문에서 무려 68만 1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당시 한창이던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한 달에 50~60만 개씩 일자리가 줄어들던 시절이었습니다. 이같은 대규모 일자리 감소가 갓 취임한 오바마 전 대통령 탓이었을까요? 마찬가지로 생각해보면 2월 "+ 235,000" 이라는 수치 역시 트럼프 대통령 덕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고용시장에 트럼프 행정부의 역할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6개월은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직하다면 정작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자신에 대한 도청 지시를 내렸다고 굳게 믿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