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대통령 탄핵' 닉슨에서 호세프까지…'헌정 유린' 세계 탄핵사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처럼 헌정 질서를 유린해 물러난 지도자들은 해외에서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탄핵 제도가 14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이래 세계 각국에선 여러 명의 국가수반들이 탄핵의 철퇴를 맞았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는 남미 최대 경제 대국 브라질에서 나왔습니다.

지우마 호세프는 2010년 브라질 최초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탄핵으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쫓겨났습니다.

호세프 탄핵안은 상원 전체회의에서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됐습니다.

호세프는 탄핵안 가결 다음 날 탄핵무효 소송을 냈지만, 브라질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호세프 탄핵 사유는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분식회계 방법으로 흑자로 꾸며 실정법을 위반했단 것이었습니다.

심각한 경제난과 정권 부패 스캔들에 따른 지지율 급락도 탄핵 정국에서 호세프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브라질에선 호세프에 앞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낙마했습니다.

브라질 최초 직선 대통령인 콜로르는 1992년 물가상승을 막으려고 은행계좌를 동결하는 극단적인 조처를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여기에 비리 의혹까지 더해지자 의회는 탄핵 절차를 개시했습니다.

콜로르는 탄핵 절차가 시작되자 바로 사퇴했지만 상원은 이와 상관없이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습니다.

대법원은 1994년 12월 콜로르를 탄핵으로 내몬 부패와 범죄 혐의를 두고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남미의 에콰도르도 대통령 탄핵 경험이 있는 나라입니다.

에콰도르 압달라 부카람 전 대통령은 1997년 2월 의회의 탄핵으로 당선 6개월 만에 짐을 쌌습니다.

의회는 부카람을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탄핵했습니다.

공금횡령과 정실 인사에 더해, 콘서트와 앨범 제작에 집착한 부카람의 '기행'이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은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 역시 의회의 탄핵안 가결로 쫓겨났습니다.

와히드는 초반 개혁 조치로 국민의 지지를 받기도 했지만, 조달청의 공금횡령 사건 등 각종 부패 스캔들로 취임 2년 만인 2001년 7월 탄핵당했습니다.

리투아니아 롤란다스 팍사스 전 대통령 발목을 잡은 것은 헌법 위반 혐의였습니다.

그는 2004년 4월 대선 기간 재정후원자인 러시아 기업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등 헌법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혐의를 받고 탄핵당했습니다.

의회의 탄핵안 가결 전에 스스로 물러난 지도자들도 많습니다.

강제로 쫓겨나는 것보다 자진사퇴 방식으로 최악의 불명예를 피한 셈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낙마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있습니다.

미국 20세기 최악의 정치 스캔들로 기록된 워터게이트 사건은 닉슨이 재임한 1972년 터져 나왔습니다.

당시 민주당 전국본부 사무실을 도청한 워터게이트 사건이 언론 보도로 폭로되자, 닉슨 행정부는 처음엔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결국, 닉슨이 사건은폐 모의, 위증 교사, 수사 방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원 법사위원회는 1974년 7월 탄핵 결의를 가결했습니다.

닉슨은 결국 탄핵 위기 속에 자진 사임을 선택했습니다.

일본 이민자 출신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전 대통령도 탄핵 절차 도중 사퇴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는 2000년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 절차가 시작되자 일본 방문 중에 '팩스 사임서'를 제출했습니다.

유명 배우 출신인 필리핀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은 축재·뇌물수수 혐의,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은 독직 사건 연루로 탄핵 국면에서 사임했습니다.

반면, 탄핵 위기 속에서 '살아남은' 지도자들도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