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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못 본 척 韓에만 몰매…中, '비굴론'에도 이중잣대 보복 박차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한 보복으로 중국 내 교민사회와 한국업체들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지속적 도발로 한반도 사드 배치의 빌미를 준 북한과 배치의 주체인 미국은 애써 외면하며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에만 집중하는 중국이 비겁하다는 내부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를 인식한 듯 "미국에도 보복해야 한다"고 형식적으로 목소리를 높였으나 그 수단으로는 자국 군사력 강화라는 장기적이고 원론적인 방침을 제시했다.

중국한인회는 9일 성명에서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사드배치 결정으로 생사존망의 기로에 처해 있다"며 "교민이 느끼는 공포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조치와 즉각적인 행동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인회는 또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동반성장해 온 한중 관계가 악화하지 않고 협력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발휘해 중국 정부와 대화·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인회는 성명 발표 후 이날 오후 4시 베이징에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을 방문해 성명서를 전달했다.

한인회가 성명을 발표한 것은 최근 중국에서는 사드배치가 본격화하자 식당에서 한국 손님을 받지 않거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반한 운동이 급격히 늘면서 교민사회에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성조기가 등장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의 사진과 동영상을 반중국 시위로 왜곡해 한국과 대결을 선동하고 있다.

사드 부지 제공으로 중국에서 맹공을 당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이날 결국 해킹을 우려해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했다.

롯데는 최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에서 롯데마트 제품에 대한 환불소송에서도 패소하는 등 수난이 잇따르고 있다.

한류 드라마와 예능에 이어 애니메이션에까지 '사드 보복'이 시작됐으며 한·중 간 국제여객선 취항도 지연되고 있다.

배구 한중 클럽대회를 보이콧하며 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고 아시안컵 산악스키 대회에도 불참하는 등 스포츠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한국 산업계가 전방위적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지만, 중국은 모른 체하며 한국에 사드 취소, 중단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전날 한국 의원과 회동에서 "사드 배치를 당장 취소해야 하지만 어렵다면 중단이라도 해서 한중간 협의할 공간이라도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드를 이유로 롯데와 한국만 공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자성론도 나오고 있다.

자오링민 사우스 리뷰스의 전 편집장은 파이낸셜 타임스 중문판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은 이 모든 것의 배후이며 미국은 한국을 이용해 목적을 이루려는 국가"라며 "중국은 롯데를 보이콧할 수 있지만 모든 분노와 불만을 이 문제의 가장 약자에게 쏟아붓고 북한과 미국의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인터넷상에도 "왜 우리가 롯데를 보이콧하느냐. 이는 롯데가 한국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 무기는 미국이 중국을 감시하는 데 사용할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미국을 보이콧하지 않는가"라는 내용의 글이 최근 들어 많이 떠돌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여론 변화를 인식한 듯 사드 보유국인 미국에 대한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미국도 마땅한 대가를 치러야'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과 미국은 완전히 다른 상대"라며 "미국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핵무기 역량 증가를 통해 미국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압박과 맞물려 한국, 일본, 대만, 동남아 등 중국 주변에 도미노식 사드 전개가 이뤄질 경우 중국이 미국과 모든 정치 군사적 협력을 잠정 중단하고 경제적 보복 조치를 취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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